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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만 가중시켜" 옐런 데뷔전 성적표 C-

앞뒤 다른 기준금리 발언에 혹평

재닛 옐런(사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이후 첫 데뷔전에서 'C-' 성적표를 받으며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메시지가 모호하고 상호 모순적인데다 아직 연준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징후도 보였다는 것이다.

우선 연준이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내놓은 성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비판 대상이다. 성명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상당 기간'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FOMC 위원들은 내년 말과 오는 2016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각각 1%, 2.25%로 지난해 12월보다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특히 옐런 의장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끝난 뒤 6개월 후쯤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발언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정 기간을 못 박자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제퍼리스의 데이비드 제르보스 수석 전략가는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도한 게 아니라면 무시무시한 실수로 옐런 의장의 첫 데뷔 성적은 'C-'에 그쳤다"며 "다음은 시장 반응에 더 주의하겠지만 벤 버냉키 전 의장처럼 줄곧 'A'를 받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비꼬았다.



일본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이례적으로 옐런 의장의 소통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20일 교도통신은 아소 재무상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의 소통 부족 때문에 시장이 동요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금리인상 시점을 알려주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연준의 신뢰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연준은 실업률 기준치 6.5%를 폐기하는 대신 경기전망·노동시장·금융시장·인플레이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시장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며 "가이던스 내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해 '반(反)가이던스'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옐런 의장이 연준 내 '매파'와 '비둘기파' 간의 갈등을 시장에 노출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옐런이 한 시간의 기자회견 동안 '연준' 'FOMC'라는 단어를 각각 58번, 27번이나 사용하며 통화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한 게 오히려 연준의 내분이 극심하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BNP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북미 지역 수석 이코미스트는 "연준 내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며 "통화정책의 전환기를 맞아 (옐런이) FOMC를 조율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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