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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50대 남자의 다섯 가지 복
입력2006-01-24 17:10:54
수정
2006.01.24 17:10:54
새해가 되면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는다. ‘복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복’이 뭐길래 사람마다 많이 받으라고 덕담을 하는 것일까.
‘복’의 의미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나이에 따라, 처한 환경에 따라, 성별에 따라 각자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게 바로 ‘복’이 아닌가 싶다. 50대 중반에 접어든 남자인 나에게 ‘복’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봤다.
첫 번째는 말할 것도 없이 건강이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세상 어떤 것도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쉽지는 않겠지만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어느날 고통 없이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아내다. 나와 자식들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 바로 ‘아내’의 존재 그 자체다. 스스로 차려서 혼자 먹는 식사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혼자 보는 TV드라마가 재미있을 리 없다.
세 번째는 적당한 정도의 재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나이에 자녀들 등록금 빌리러 다녀야 한다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식구들하고 삼겹살 파티도 하고 후배들 만나면 소주 한잔 사줄 수 있을 만큼은 돼야 하지 않을까. 젊었을 때에는 주머니가 비어 있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다.
네 번째는 ‘일’일 것이다. 요즘처럼 사오정ㆍ오륙도 등의 끔찍한 단어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50대 중반에도 자기 일을 붙들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수입이 많고 적음을 떠나 매일 어딘가로 출근하고 할 일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임에 틀림없다.
다섯 번째는 ‘친구’라고 생각된다. 중년의 남자는 아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일을 친구에게 하소연하고 싶어질 때가 가끔씩 있다.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문득 외롭다고 느낄 때 가까운 친구에게서 위로받을 수 있다면 그런 친구가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도 자식들이 사고 없이 잘 커주는 일, 부모님이 건강하게 생존해 계시는 일, 사회적 명예를 얻는 일 등 ‘복’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그러나 앞에 든 다섯 가지 복만 가질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50대 중반 남자일 것이다. 막상 써놓고 보니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것 같아 하늘에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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