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명문 레버쿠젠이 손흥민(21) 영입에 1,000만유로(약 151억원)를 쏟아 부은 이유는 리그 개막전에서, 그것도 47분 만에 설명됐다.
‘리틀 차붐’ 손흥민이 레버쿠젠 이적 후 리그 첫 경기에서부터 결승골을 터뜨리며 ‘손세이셔널 시즌2’를 화려하게 열었다. 차범근(60) 전 수원 감독이 전성기를 누렸던 바로 그 레버쿠젠에서 한국인 유럽파 한 시즌 최다골(17골) 경신 기대를 부풀린 것이다. 차범근은 1985-1986시즌 레버쿠젠에서 17골을 몰아치며 ‘갈색 폭격기’로 이름을 날렸다.
손흥민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끝난 난적 프라이부르크와의 2013-2014 분데스리가 1라운드 홈 경기에서 1대1이던 후반 2분 왼발로 골망을 출렁였다. 리그 첫 골이자 지난 4일 포칼(독일축구협회컵 대회) 64강 1골 1도움에 이어 시즌 두 번째 골. 지난 시즌 리그 3위팀 레버쿠젠은 3대1로 이겨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최고평점에 톱오브더매치까지=이미 시즌 전부터 친선전과 포칼 경기에서 총 5경기 4골 2도움으로 적응을 마친, 레버쿠젠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 손흥민은 리그 개막전부터 구단의 아이콘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손흥민은 3대1로 앞선 후반 25분 지몬 롤페스와 교체되고도 축구전문매체 골닷컴 별점 4점(5점이 만점)을 받았다. 원톱 공격수 슈테판 키슬링과 함께 양팀 통틀어 최고점이다. 팬들이 뽑은 골닷컴 톱오브더매치(경기 MVP)도 손흥민이었다. 독일 일간지 빌트 역시 키슬링 등과 함께 손흥민에게 양팀 최고점인 2점(1점이 만점)을 매겼다.
◇환상 트리오, 삼손과 키슬링=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12골을 넣었던 지난 시즌, 리그 첫 골을 3라운드에서 터뜨렸다. 올 시즌엔 2경기나 빨리 나온 것이다. 큰 이유는 시드니 샘과 키슬링이라는 든든한 동료들이다. 받쳐줄 만한 동료가 부족해 혼자 바빴던 함부르크 시절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왼쪽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의 이날 첫 골은 오른쪽 공격수 샘이 만들어줬다. 역습 상황에서 롱패스를 받아 단독 드리블한 샘은 욕심부리지 않고 가운데로 달려들던 손흥민에게 골 기회를 넘겼다. 샘과 손흥민의 ‘삼손(Sam-Son) 듀오’는 개막 전부터 분데스리가가 주목하는 공격 조합이었다. 이날 샘과 키슬링이 나란히 1골 1도움, 손흥민이 결승골을 터뜨리자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레버쿠젠의 공격 트리오가 빛났다”며 찬사를 쏟아냈다. 키슬링은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25골) 출신이고 샘은 19세 이하 대표팀부터 독일 국가대표를 두루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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