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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투표율 54.3%의 의미

이번 4ㆍ11총선에 투표한 유권자 비율은 53.4%다. 젊은 층들 사이에서 "'투표근(투표를 하기 위한 근력)'을 키워야 한다"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어떤 선거 때보다 관심이 쏠렸지만 실제 투표 참여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54.3%의 투표율은 총선으로서는 지난 18대(46.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선거 결과를 두고 여촌야도(與村野都) 현상의 부활 등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투표율로 놓고 봐서는 정치 냉소로부터 비롯된 유권자들의 정치무관심은 여전했다.

이처럼 낮은 투표율은 민의를 수렴해야 할 의회 권력의 대표성을 현격히 떨어뜨린다. 예컨대 한 후보가 5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하더라도 그 지역에서의 투표율이 50%에 머물렀다면 그 후보는 지역 유권자 25%만을 대표하게 된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최소 득표율(31.6%)로 당선된 박주선 당선인(광주 동구ㆍ무소속)은 그 지역 전체 유권자 중 단 17.21%만이 그를 찍었음에도 의원직 수성에 성공했다. 박 당선인 외에도 이번 4ㆍ11 총선에서 당선된 대부분의 후보들은 전체 유권자의 20%대의 지지만을 받았다.

'모든 정치는 다수의 무관심에 기초하고 있다'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임스 렌스턴의 말이다. 현실 정치가 제대로 된 민의를 수렴하지 못한 채 다수의 무관심 속에 변질ㆍ왜곡돼 가는 것을 꼬집은 얘기다. 실제 전체 유권자 중 20% 정도만을 내 편으로 만들면 되는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나머지 80%의 민의를 수렴하는 노력보다는 소수의 내 편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 데 여력을 쏟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는 내 편을 더욱더 내 편으로 만드는 구호로만 선거에 임했다. 새누리당은 현 정부 실정(失政)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반대편에게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라고만 했고, 민주통합당은 대안을 바라는 목소리에 "심판부터 해야 한다"고만 했다. 그 사이에서 다수의 무관심층은 또다시 45.7%(선거 불참률) 속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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