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벤처는 모바일ㆍ디스플레이ㆍ게임ㆍ인터넷 등 4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습니다. 이들 유망 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의 톱 벤처캐피털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입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생 벤처캐피털인 파노라마캐피털을 공동 설립한 손영권(50) 대표는 한국의 리딩 벤처들에 대한 투자를 위해 국내 창투사와 조인트 펀드 결성 등 신디케이티드 형태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노라마캐피털은 JP모건 내의 벤처 투자를 전담하는 18명의 매니저들이 독립해 세운 벤처캐피털로 지난 10년간 투자 수익률은 36% 수준. 현재 8,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며 올 연말께는 1조3,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손 사장은 "미국의 벤처캐피털들이 전략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한국은 최첨단의 아이디어와 신제품을 테스트(test)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시장으로서 모바일 등 IT 부문의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반도체 칩 업체인 GCT 등이 있는데 와이브로ㆍ무선인식 등을 골간으로 한 IT839 정책 추진은 바림직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벤처기업의 전반적인 국제적 역량에 대해서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이 협소하다는 태생적인 한계는 빼놓더라도 삼성ㆍLG 등 일부 대기업으로 인재가 몰려 창업이 가능한 잠재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한국 벤처에 투자하려 해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별로 없다는 게 미국 투자심사역들의 인식"이라며 "대기업의 인재 독점 현상으로 엔지니어들의 창업 의욕이 중국이나 인도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HP 엔지니어로 시작해 인텔코리아 초대 사장, 퀀텀 아시아태평양 지사장,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사장에 부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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