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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몇잔에 부재자표 살 수 있었다"

부재자 투표부정 우려 제기…박빙 대세 가를 수도

"15달러나 위스키 몇잔에 부재자 투표를 살수 있었다" "약값 100달러가 필요해 돈을 받고 부재자 투표를 했다. 투표할 때는 돈을 받는 줄 알았다" 한국의 자유당 시절이나 현재의 다른 선거 후진국 얘기가 아니라 미국 뉴욕 타임스에 소개된 미국의 부재자 투표 부정 사례다. 또 있다. 지난해 인디애나주 이스트 시카고 시장 선거때 시 직원으로부터 일당160달러짜리 투표소 일자리를 제의받은 사람이 부재자 투표에 기표한 뒤 그 직원에게 넘겨줬으나 그 직원은 투표지를 버려버렸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현직 시장 대신 다른 후보에 기표돼 있었던 것. 그 시장은 투표소 투표함 개함에선 도전자에게 밀렸으나 부재자 투표 덕분에 278표차로 이겼다. 오는 11월2일 대선을 앞두고 전자투표기의 고장이나 해커 침입 가능성때문에 선거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연이어 부재자 투표 부정 우려가 더 큰 문제라고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대선후보간 승패가간발의 표차로 갈린 후 지금까지도 미국 사회 분열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박빙의 승부시 부재자 투표 부정 사례가 발견될 경우 선거 후유증은 2000년 대선 이상이 될 것이기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대선 이후 투표율을 높이는 방편으로, 각주에서 부재자 투표제도가확대되면서 사실상 누구든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부재자 투표 안전장치가 느슨해진 점. 게다가 경합주 대부분에서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의 요청이 있으면 부재자 투표신청서 작성은 물론 기표와 투표용지 수집.송달까지 도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점이 특히 부재자 투표 부정을 낳을 수 있는 허점으로 지적됐다. 4년전보다 6개 많은 26개주에서 누구나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게 돼 이번에 많게는 전체 미국인 4명중 1명이 부재자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부재자 투표결과가 대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3년간 검찰 조사를 받고 있거나 이스트 시카고 시장 선거처럼 주 대법원의 선거무효 판결이 이미 나온 등의 부재자 투표 부정 사례를 소개하고"지금까지는 지방선거 차원에 머물고 있지만, 이번엔 대선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틀랜드 주립대의 멜로디 로즈 조교수(정치학)는 모든 유권자가 우편투표하도록 된 오리건주의 경우 선거운동원들이 기표된 부재자 투표용지를 수집하면서 "이쪽은 빨간(공화당) 동네이고 이쪽은 푸른(민주당) 동네이니 이 동네 것은 모아서 강물에 버려버리자"는 사람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운동원들은 투표지를 수집할 때 특히 노인이나 병약자, 저소득층, 비영어 사용유권자를 주로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들 사회적 약자층은 운동원들에게서 위협감을 느끼게 된다고 다른 전문가는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치매 환자의 부재자 투표 문제를 다뤘다. 치매의 가장 큰 요인인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450만명. 이 가운데 2000년 대선때 공화.민주 양당간 법정다툼 끝에 537표차로 부시 대통령을 최종 당선시킨 플로리다주에만 45만5천명이 있다는 통계 제시로 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요양소 등 시설에 수용된 치매환자들이 양당 선거운동원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그러나 치매환자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도 투표능력이 없다는 기준을 누가 어떻게 어느 시점으로 잡아 정할 것이냐는 등 복잡한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상적인' 유권자도 반드시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을 합리적으로 비교한선택을 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냥 부시 대통령이 더 잘 생겨서, 혹은 하인즈(케리후보 부인 보유 케첩 회사) 케첩이 좋아서" 투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두 신문의 부재자 투표 부정 우려 제기는 결국 유례없이 양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정치.사회 내부에 양측간 싸움이 더욱 필사적이 되고 불신이 쌓여가고있다는 방증의 하나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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