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통 민간요법에서 활용되던 기(氣)와 황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 개업 중인 천지인한의원의 박종기(48) 원장은 7일 “그동안 한방에서는 침과 약ㆍ추나요법 등을 중심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나 이제 좀더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신대 한의학 교수를 겸하고 있는 박 원장은 난치병 환자에 대한 적극적 치료를 위해 지난달 다양한 의료장비와 클리닉,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진료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었다. 박 원장이 기와 황토 분야에 큰 관심을 갖은 것은 10년 이상 한방의원을 운영하면서 전통치료법으로는 현대인의 각종 질병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현대인의 사회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질병의 원인과 치료가 예전과는 완연히 달라진 상황”이라며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잊혀졌던 전래의 치료법을 좀더 과학적으로 임상에 적용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의 실체가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에 와서 동ㆍ서양 의학을 막론하고 가장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지난 92년부터 척추와 관절을 전문으로 치료를 시작한 그는 바른 몸(正體)와 바른 기운(正氣)이 현대인의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을 치유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정체와 정기를 북돋우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다가 민족 고유의 심신 수련법의 하나인 기천문(氣天門) 수련자와 함께 천지인 정체정기 운동을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거나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잘못된 습관으로 또다시 질병이 재발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며 “바른 몸과 기를 직접 습득해 운동하게 되면 예방은 물론 같은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 수련법의 보급을 위해 천지인한의원 3층에 기 수련장을 마련하고 환자는 물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무료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박 원장은 황토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토를 여러 번 걸러서 만들어낸 지장수는 옛날 약방에서 독(毒) 중독에 처방으로 쓸 만큼 인체에 유익한 점에 착안, ‘지장수연구소’를 한의원 안에 설립하고 본격적인 연구와 임상적용을 나선 것.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전남 화순에서 황토를 채취하고 지장수를 만들어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박 원장은 이와 관련, “민간 치료법의 도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최신 치료기법의 적용”이라며 “현대인의 다양한 질환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 내에 척추관절 클리닉을 비롯, 성장발달, 비만ㆍ체형클리닉 등 갖추고 골다공증 진단기, 맥파계(스트레스) 진단기 등 최신 의료장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환자에 대한 배려심이 많은 그는 남몰래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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