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매체인 코리에레델라세라를 인용해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주 말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서 범유럽 차원의 은행예금보증제도 창설 구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재정위기국 예금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 갹출한 자금으로 기금을 설립한다는 내용으로 유럽중앙은행(CEB)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안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1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EU 관계자들 사이에서 개별 국가가 시행하는 은행예금보장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범유럽 예금보증제도 도입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구상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그리스에서 총선 이후 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한 데 이어 스페인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 속에 스페인 은행의 일부 해외지점에서도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도미노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은 은행 예금 중 상당 부분이 초단기 자금이라 한순간에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탈리아의 경우 전체의 48%, 스페인은 30%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이라고 WSJ는 각국 중앙은행을 인용해 전했다.
씨티그룹의 스테판 네디알코프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0년대 초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당시의 뱅크런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아일랜드와 이탈리아ㆍ포르투갈ㆍ스페인 은행에서 즉각 빠져나갈 예금 총액이 적게는 900억유로에서 많게는 3,400억유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예금 이탈액이 380억~1,300억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