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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꿈 이뤄 드려요"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정연두 6년만에 개인전

크레용팝 팬 '팝저씨' 응원 열정 영상에 담아


구호와 복장을 준비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피켓을 적어 들고 거리로 나간다. 일렬종대로 서서 함성을 내지른다. "사랑해요! 크레용팝!" 이들은 걸그룹 크레용팝의 중년 아저씨 팬, 일명 '팝저씨'다. 20여년 전에는 '크레용팝' 대신 "민주!투쟁!"을 외치며 거리 시위에 나서던 바로 그 세대다.

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45·사진)는 이들을 작품에 담았다. 오직 크레용팝을 위해 무대를 설치하고, '팝저씨' 50여명의 응원 모습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았다. 한쪽 벽에는 이들이 제작한 트레이닝복을 줄맞춰 붙였다. 작가가 목도한 이들은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삼촌팬을 넘어, 전우애와 부성애로 무장한 충성스러운 후원자다. 자칫 가벼워보일 수 있는 팬덤이 이들에게는 또 다른 해방구이자 지친 일상 속 따뜻한 위로다.

정연두의 6년만의 국내 개인전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가 6월 8일까지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린다. 신작 '크레용팝 스페셜'을 비롯해 초기 사진과 대표작 등 50여 점이 선보인다. 오토바이를 타는 순간만큼은 중국집 배달부란 현실을 잊고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청년을 담은 1998년작 '영웅' 이후,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춰둔 꿈을 실현시켜줬다. '내사랑 지니','원더랜드' 등이 대표작. 이번 전시에서는 로댕의 '지옥의 문'을 보면서 예술가가 되고자 다짐했던 자신의 꿈도 함께 실현했다. 3D 영상기기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신작 '베르길리우스의 통로'는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246개의 조각을 실제 모델들과 재현해 만든 가상조각이다. 매일매일 사진을 찍으며 일상을 기록해온 일본 맹인과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보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는 작가의 묵직한 일화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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