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와 서양화, 미술이론까지 경계없이 넘나들던 작가의 3주기를 맞아 마련된 전시다. 그의 대표작은 수묵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거침없는 운필로 일출(日出)을 그린 '부활'이 대표작이다. 군더더기 없는 화면과 만물을 아우르는 여백, 활달한 필치를 통해 뜨는 해의 장관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작을 포함해 지난 2007년에 열린 마지막 대규모 개인전의 출품작 일부와 유럽ㆍ아메리카 등지의 기행작품들을 중심으로 총 20여 점이 선보인다.
한메 장선백은 수묵을 기반으로 하면서 다채로운 화풍을 수용해 폭넓은 안목과 표현의 깊이로 자유로운 작업세계를 넓혀갔다. 생전에 작가는 "어제의 틀을 깨고 새 틀을 짜야 하는 오늘이 있을 뿐이다. 어제 같은 오늘이나 오늘 같은 내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내 안에 모두가 있다'는 예술 본질의 핵심을 추구하며 '나다운 작업'을 담아내는 영원한 자유인이었다.
미술평론가인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는 "한국화, 특히 수묵을 작업 화두로 삼았지만 결코 전통의 나락에 들어 안주하는 것을 용인치 않았다"며 "거칠고 강하고 거침없는 수묵의 표현을 통해 작가는 개인의 정체성과 자신의 내면에 충만해 있는 본질을 현대라는 시공 속에서 표출하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02)732-6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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