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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1,300명 투입하고도 허탕 … 책임론 불거질 듯

■ 검찰, 금수원서 유병언 부자 신병확보 실패

'뒷북 진입'에 예고된 실패 수사 장기화 가능성 커져

앞으로 1주일이 최대 고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80여명은 이날 낮12시10분께 버스·승용차·승합차 등 7대에 나눠 타고 정문을 통해 금수원으로 들어가 구인영장과 체포영장이 각각 발부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남 유대균씨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극렬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검찰 진입과정에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예상과는 다른 조용한 진입이었다.

21일 검찰과 금수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수원 측은 전날 밤 이미 검찰 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았다. 20일 오후5시 인천지검이 브리핑을 통해 "구원파는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읽은 검찰과 경찰은 이날 오전8시에 진입하기로 하고 미리 경찰 기동대 병력 1,000여명을 금수원 앞에 배치했다. 이날 오전7시께 신도 70여명이 '종교탄압 OUT'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이때만 해도 대세는 금수원 진입에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오전8시께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금수원 시위대 중 강경파 인사들이 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며 반발한 것. 이들은 검찰이 구원파만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을 뿐 유 전 회장과 관계가 없다는 사실까지 확정하지 않은 점 등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수원 측과 검찰은 다시금 치열한 물밑협상을 거쳤고 검찰이 '유 전 회장과 구원파는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금 공식통보한 후에야 오전11시쯤 금수원 측의 빗장이 풀렸다. 오전11시10분께 평신도복음협의회 소속 이태종 임시대변인이 '검찰의 금수원 내부 진입을 허용한다'고 언론에 밝힌 후 검찰의 움직임은 긴박해졌다. 이후 경찰 기동대 1,300여명이 정문에 배치됐다.



사복경찰관 20여명이 정문 시위 신도 앞에 섰고 정오께 신도들이 별다른 저항 없이 검찰에 길을 터줬다. 이후 검찰 수사관 80여명을 태운 차량 7대가 정문을 통해 금수원으로 진입했다.

신도들은 차량이 통과할 때 양옆에 서서 찬송가를 불렀고 수사관들이 모두 진입하자 정문을 닫고 먼저 걸어놓았던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고 쓴 검정색 플래카드 위에 '우리가 남이가!'라고 쓴 현수막을 새로 달았다. 검찰의 금수원 진입과 동시에 일부 신도들은 농성을 풀고 귀가해 검찰과 신도들 간 수일간의 팽팽한 대치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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