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페어팩스가 올해 초부터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에 연동된 파생상품을 구입하는데 약 2억 달러를 쏟아 부었으며 지금까지 투자금액의 50%가 넘는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만약 차익실현을 하지 않고 계약대로 향후 10년간 미 평균 CPI가 -2% 아래에 고정될 경우 페어팩스는 2억 달러의 투자로 무려 90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 같은 페어팩스의 투자는 월가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을 디플레이션에 거액을 투자하려 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금까지 1930년대 대공황에 필적하는 디플레이션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어팩스의 예측대로 미 경제의 둔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7월 미 CPI는 0.3% 수준이며 주택 경기는 갈수록 하락해 이미 더블딥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페어팩스 투자부의 폴 리베트 최고운영책임자(C0O)는 "미국과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5년 인수선문가 프렘 웨스타에에 의해 세워진 페어팩스는 유독 경기하락을 예측하는 데 탁월했다. 지난 2003년에는 미 최대 모기지 회사인 컨트리와이드에 베팅해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발하자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페어팩스의 투자에 고무된 투자자들은 이제 미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을 높이 점치면서 디플레이션에 연동한 파생상품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딜러들에 따르면 올해 한 달 평균 CPI 하락 연동 상품 계약 규모는 45억 달러로 작년 25억 달러보다 80%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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