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우주 개발 시대로 접어들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자연 앞에서 무력한 존재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지진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대지진 여파로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이었다. 전세계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공포를 다시 떠올렸다.
당장 일본의 피해가 막대하다. 사망자만 1만5,853명, 행방불명자 3,283명이다. 완전 파괴된 건물이 12만8,746채, 반파된 건물이 24만5,239채에 달한다. 일본 언론들은 최소 24조 엔(약 340조 원) 정도의 경제적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진의 공포도 현재진행형이다. 도쿄대 지진연구소는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4년 내 70%'라고 발표, 불안한 일본인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방사성 물질로 인한 위험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방사능 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일본산 농수산물을 기피하고,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돌아갈 날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 필요에 따라서는 독재도 용인해야 한다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등 강경 보수세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 1주기를 맞아 이처럼 대전환기를 맞고있는 일본과 그 이후 세계를 조명하는 책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일본 대재해의 교훈'은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 등 전·현직 정부 관료와 학자10명이 3·11을 일본 사회의 복합적 위기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민관의 대응이 어땠는지 분석한 책이다. 일본 대재해 이후 글로벌 어젠다가 되고 있는 '위기관리'라는 관점에서 세계의 위기관리에 힌트를 줄 일본의 방재정책과 원전정책, 경제와 전력 공급의 문제, 거버넌스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다뤘다. 1만6,000원.
'일본의 눈물'은 3·11 대지진 현장에서 외부 현지 특파원이 바라본 일본 사회의 빛과 그림자에 관한 현장 보고서다.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까지 추적해 대지진과 그 이후 일본의 사회상을 가감 없이 전한다. 1만4,000원.
'잃어버린 후쿠시마의 봄'은 원전에 초점을 맞춰 쓴 현지 특파원 보고서다.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시점부터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과정, 그 이후 나타난 일본인들 삶의 변화까지 기록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감춰진 실상과 원인을 복기하고 그 이후 세계적인 추세 등도 전한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로 대변되는 '원전 추진파'의 형성 배경도 추적하며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핵무기 개발과 보유라고 해석한다. 이는 일본 우익들이 추진해온 군국주의와 맞닿아 있다는 것.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탈원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세계적인 조류를 전하고 반대로 원전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을 걱정스런 시선으로 살핀다.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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