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용·판매 말라' 강력 권고

보건복지부가 4일 원인 미상 폐 손상의 원인 물질로 지목된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 및 판매 중단을 재차 강력 권고하고 나섰다. 복지부는 실험용 쥐를 이용한 흡입독성 실험 결과 원인 미상 폐 손상 환자에게서 발생했던 폐 섬유화 증상(딱딱하게 굳는 증세)이 나타났다며 다음주 최종 분석 결과 인과관계가 확정되면 제품 수거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다. 전병율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실험쥐를 이용해 가습기 살균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잠정적으로 이상 소견이 나타났다"며 살균제 사용중단을 권고했다. 흡입 실험은 실험쥐 80마리를 20마리씩 4개 집단(시장점유율이 높은 살균제 3종을 각각 흡입하도록 한 3개 집단과 흡입하지 않은 1개 비교군)으로 나눠 하루 6시간씩 주 5일간 흡입 하고 실험 1개월 및 3개월 시점에 부검을 통해 폐 조직에 생긴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흡입 1개월 후 진행된 1차 부검 결과 검사 대상 3개 제품 가운데 2개 제품을 흡입한 실험 쥐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전 본부장은 "살균제를 흡입한 실험쥐의 폐 조직에서 인체 원인 미상 폐 손상과 같은 폐섬유화증 변화를 관찰했다"며 "오는 8일 최종 부검 결과를 확인하고 10일에는 전문가 검토 회의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는 가을ㆍ겨울로 접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국민은 물론 판매자와 취급자에게 가습기 살균제 사용·판매를 전면 중단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제조회사는 제조를 중단하고 자체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회수했다. 옥사ㆍ애경 등은 생산ㆍ판매 중단과 함께 도ㆍ소매장에서 회수했으며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도 지난 8월 말 살균제 전제품을 폐기 또는 반품 처리했다. 하지만 유통망이 충분히 관리되지 않는 일부 제품은 시장에 남아 있어 권고가 재차 이뤄졌다. 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하고 판매업자에게도 판매 중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향후 최종 부검 결과를 통해 인과관계가 입증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제품 안전 기본법에 따라 강제 수거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제품에 대해 내려진 수거명령을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ㆍ관리를 받도록 하는 의약외품 지정고시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또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인체 유해성이 있을 수 있는 생활용품에 대한 평가체계를 재검토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살균제와 상관없이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하루 한 번 물통에 5분의1 정도 물을 넣고 충분히 흔들어 두 차례 이상 헹구고 ▦1주일에 한번은 중성세제를 이용해 진동자와 물통을 세척하고 ▦세척 후에는 스펀지나 천으로 닦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