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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체감못할 내년 경기 회복세
입력2005-12-01 16:35:06
수정
2005.12.01 16:35:06
내년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수가 크게 증가해 경제성장률이 5%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도 나온다.
국내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여전히 내년 경기의 회복 여부와 성장 내용에 대한 불안감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선 오는 2006년의 대외 여건도 그 어느 때만큼이나 불확실성이 높은 까닭이다.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국제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되고 글로벌 달러화 가치도 하락해 국내 경제의 해외 비용 조건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내년 경기가 고유가와 경기과열 진정책 등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국내 수출의 성장 가도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된다.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낸다 해도 아랫목만 뜨거워지고 윗목은 여전히 싸늘한 ‘반쪽 경기’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불안한 측면이다. 우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최근의 경기지표들이 경기회복 정도를 과대평가할 수 있는 착시 현상을 내포하고 있는 점이다.
올 하반기부터 늘고 있는 소비와 투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몇 년 동안 부진했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가 이들 지표의 회복감을 높여주고 있다. 생산 활동에도 석연치 않은 점들이 존재한다. 고용 증대나 관련 산업에 대한 생산 유발과 같은 경제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매우 미약한 정보기술(IT)과 금융업 중심으로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가 증시 호조 등 금융지표의 상승에 큰 힘을 얻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실물경기의 회복세가 아직은 미약함을 시사해준다.
더욱이 2006년 경기회복 전망은 소비 증가에 큰 기대를 거는 측면이 많다. 물론 최근에 상위 소득자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의 소비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경공업과 중소기업의 생산 증가율은 부진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고용 여건과 미래도 항상 불안하고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 데 반해 가계부채는 늘고 이자율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고소득층의 소비가 주로 고급품과 해외 소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고소득층 소비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소득의 국내 계층간 환류 효과도 미약해지고 있다.
고용과 소득이 늘지 않는데도 소비가 증가한다면 이것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의한 금융기관들의 대출 세일에 의한 과잉소비가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이처럼 2006년 국내 경제는 수출경쟁력과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일부 업종 중심의 파행적 경기회복 기조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경제 전반의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경기 대책의 초점이 2006년이 아닌 2007년 경제성장에 맞춰져야 한다. 기술적 반등 효과가 큰 2006년 경기회복에 만족하기보다는 2007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5%대를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 지출 증대와 같은 임시방편적인 정책 수단에 매여 있어서는 안되고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미시적이고 근본적인 정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고용과 소득을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는 국내외 기업투자가 증가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한이 지나면 자동으로 규제가 해소되는 ‘규제 일몰제’와 같은 획기적인 규제 완화정책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나 서비스와 부품산업 육성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제도나 정책 등을 개선하는 보다 구체적인 미시 정책들을 강구해야 한다. 경제 성장에 따라 경기 양극화는 어쩔 수 없다는 안일한 경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국내 경제는 지금 유럽처럼 ‘힘들여 돈 버는 자’와 ‘앉아서 돈 받는 자’의 양분화된 경제로 전락해 성장잠재력을 갈수록 잃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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