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에서는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친구를 한 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구조작업에 적극 뛰어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 학생은 후배를 구하다가 정작 본인이 숨진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부산외대 미얀마어과와 유가족에 따르면 미얀마어과 학회장(4학년)인 양성호(25·사진)씨는 17일 행사 시작과 함께 체육관 천장이 무너지자 주변에 있는 신입생에게 "뛰어"라고 외치고 대피했다. 사고현장을 벗어난 양씨는 몇몇 후배가 보이지 않자 다시 사고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체육관 뒷문이 잠겨 많은 학생들이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씨는 추가 붕괴사고로 무너진 철구조물에 깔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해병대 출신인 양씨는 복학한 뒤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을 맡아 신입생을 인솔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양씨는 평소에도 의협심이 강해 약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게 주변인의 전언이다.
장례식장을 찾은 양씨의 친구인 신성민(28)씨는 "매사 솔선수범하고 리더십이 있었으며 의협심이 강했다"며 흐느꼈다. 양씨 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새벽 늦게까지 친구들의 구조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민준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