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가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과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논의 과정에 북한 함경북도 원정리∼나진항 도로 직선화 및 확ㆍ포장 지원을 `선물'로 준비했었다고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이 밝혔다. 이 전 차관은 1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994년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여러 형태의 접촉에서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훈춘과 마주한) 원정리(의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직선화하고 확장ㆍ포장해달라는 북측의 요청이 파악됐고, 북한에 그것이 시급한 일이라는 판단 하에 (수용) 결정됐다"고 말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은 김일성 주석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무산됐다. 이 전 차관은 "김영삼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흔적과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준공되면 `평화대로'라는 휘호를 쓰려고 했다"며 "다른 선물은 없었고 우리가 장비와 자재를 제공하면 북한의 노동력으로 건설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4년에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을 지금 중국이 하는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먼저 추진하고 나선이나 신의주 지역은 다음 과제로 남겨놓은 것인데 좀더 빠르게 진행됐더라면 (나선ㆍ신의주 지역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북한과 중국은 5월말부터 원정리∼나진항(53㎞) 도로보수 공사를 시작했으며, 이달 8일과 9일 각각 황금평ㆍ위화도 지역과 나선(나진ㆍ선봉) 지역의 공동개발 착공식을 가졌다. /속보팀 [ 지금 북한에선 무슨 일이… ] 화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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