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과 미국의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29~31일까지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서울 디지털 포럼 2007’의 ‘한미 FTA가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엘리 노엄(사진) 미 콜롬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 협상이 미국 미디어 업체들에게는 큰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엄 교수는 미디어와 통신, IT 분야의 전략과 정책 등을 연구하는 콜롬비아 대학 텔레 인포메이션 연구소의 소장. 파이낸셜 타임스의 온라인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방송과 전자 통신 정책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노엄 교수는 “일반적으로 미디어 시장은 장비, 유통, 콘텐츠 분야로 나눌 수 있고 장비 부문은 FTA가 아니더라도 이미 개방돼 있다”며 “지난 10여 년 간 세계 미디어 시장의 사례를 되돌아 볼 때 한국과 미국 업체가 상대 국가의 유통망에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류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은 콘텐츠 수출 국가이며 칸 영화제 여우 주연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그 동안 쿼터제를 지속적으로 축소했기 때문에 FTA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노엄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 망의 발전으로 쿼터제와 더빙 문제도 앞으로는 큰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 망을 통해 다른 나라의 방송에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 프로그램 수입에 대한 우리나라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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