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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100일] 시민사회 평가와 바람
입력2008-06-01 16:41:02
수정
2008.06.01 16:41:02
노희영 기자
국정운영 일방통행 말고 '섬기는 리더십' 보여달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의 국정 운영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특히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이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등 시민들의 평가는 더욱 냉혹했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5년이라는 대장정에서 100일 경과는 출발점을 막 지난 것인 만큼, 국민들이 힘을 실어주고 기다리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란 희망어린 반응도 있었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요구사항도 나왔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우준식(35)씨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면서 “무언가 해보겠다고 무모하게 일을 진행시키는 과정에서 서투른 면이 많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48%의 지지를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는 생각에 너무 자만한 것 같다”면서 “자신을 뽑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국민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에 사는 장모(50)씨는 “이 대통령 주위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 최근의 혼란을 낳은 것 같다”면서 “이제라도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참모 진영을 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공한 CEO로서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장씨는 “국정 운영은 기업체를 경영하는 것과는 또 다르겠지만 그래도 예전에 민간에 있었을 때나 서울시장 때의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박모(43)씨는 “다른 건 몰라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만 믿고 뽑았는데 기름값도 너무 오르고 장보기가 겁날 정도로 생활 물가도 계속 뛰고 있다”면서 “도대체 대통령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다면야 당장 우리나라만 좋게 만들긴 어렵겠지만 부디 임기 내에 경제를 회복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통령 자신이 국민을 섬겨야 한다고 말해 놓고 본인이 결정하면 모두가 따라야 하는 것처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보여왔다”고 비판하고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집행할 때 드는 비용도 엄청나고 목표에 도달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계속해서 정책들이 발표됐다가 여론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큰 폭발력을 지니고 진행되고 있는데 향후 국정운영에 있어 모든 정책에 파급 효과를 미치면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실장은 “남은 기간 동안 정부가 당초 내세웠던 경제 살리기라는 본연의 자세를 빨리 회복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갈등을 봉합하는 노력을 보이면서 새롭게 다잡는 전환점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변철환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은 “이번 정부는 출범 직후 4월 총선 및 6월 18대 국회 개원 등이 걸리면서 제대로 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 놓은 것이 없기 때문에 평가를 받을 것도 아직 없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이 조금 더 기다리면서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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