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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알카텔-美 루슨트 합병 불투명
입력2006-03-26 16:37:55
수정
2006.03.26 16:37:55
서정명 기자
美 규제당국 "통신정보·기밀 유출 우려" 반대 가능성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프랑스 알카텔과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의 합병이 국가안보를 내세운 미국 규제당국의 조사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ㆍ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알카텔이 루슨트를 인수하는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의 주요 통신정보와 기밀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미 규제당국이 협상을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을 초래할 이번 거래가 양사간 대등합병으로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루슨트가 국가기밀과 관련된 중요한 기술을 다루는 만큼 미 의회와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등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광범위한 정밀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국 항만운영권 인수를 저지시킨 것처럼 이라크 전쟁 등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행정부가 의회 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 옹호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알카텔과 루슨트는 공동성명을 통해 “대등한 합병을 논의하고 있지만 거래가 성사될 보장은 없으며 논의가 끝날 때까지 추가 코멘트는 없을 것”이라며 합병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주에도 미국 보안업체를 인수하려던 이스라엘의 체크포인트 회사가 미 재무부 등 12개 관련부처로 구성된 CFIUS에 인수 허가를 요청했으나 연방수사국(FBI)ㆍ국방부 등이 보안상의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해 결국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특히 알카텔은 국방 전자기술 회사인 탈레스의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인데다 이탈리아 핀메카니카사와는 미사일 조인트 벤처를 함께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안보와 밀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양사의 시가총액을 보면 루슨트가 126억달러, 알카텔이 202억달러로 대등합병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알카텔이 루슨트를 인수하는 형식이어서 안보논리를 내세운 의회와 규제당국의 ‘합병 불가’ 입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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