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에 전시중인 윤여환의 '우공예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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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은선갤러리에 전시중인 박민섭의 '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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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띠 해인 기축년(己丑年) 새해. 예부터 우직하고 근면해 성실함의 상징이 돼 온 소는 요즘 같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귀감이 될 만하다. 소를 주제로 전시를 연 박물관과 미술관, 갤러리 등지에서 새해 다짐을 견고히 해보자.
◇생활 속 소의 모습=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우리 생활문화 속에 나타나는 소에 대한 이미지를 총망라 한 '소와 함께 세상이야기, 우행(牛行)' 특별전을 3월2일까지 연다. 농경사회에서 소의 중요성은 정월대보름에 풍년을 기원하는 소놀음굿, 농사를 소재로 한 경직도(耕織圖)에서 쟁기질하는 모습 등으로 강조돼 왔다. 전시장에는 전통문화 속 소의 모습 뿐 아니라 누운 소의 형상을 띤 지형도, 소뿔을 쪼개 만든 공예품인 화각함, 소가죽으로 만든 장구, 우황(牛黃)을 성분으로 한 우황청심원까지 선보여 '소는 하품 밖에 버릴 게 없다'는 옛말이 함축적으로 펼쳐진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제례에 사용된 소 모양의 술항아리 희준, 팔괘십이지명 청동거울, 목각 등을 선보이는 '유물로 보는 소' 전시를 2월15일까지 연다. 전시와 연계해 소 모양 토기제작과 탁본체험이 함께 진행된다. 전주역사박물관은 '부와 성실함의 상징, 소 특별전'을 2월22일까지 연다. 소가 등장하는 민화와 부채, 관련 농기구를 전시하고 김좌진ㆍ히틀러 등 소띠 유명인들의 삶도 소개한다.
◇작품 속 소의 모습= 국립현대 덕수궁미술관에서 3월22일까지 열리는 '근대미술걸작전'에는 이중섭의 대표작 '흰 소'가 오랜만에 대중앞에 공개돼 힘찬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설악산 화가'로 불리며 꽃 그림과 풍경화가 탁월한 김종학 화백은 이중섭에 대한 존경을 담아 처음으로 '소'를 그렸고 17일까지 신사동 예화랑에서 선보인다.
경운동 장은선갤러리는 소를 주제로 조각기획전 '황소걸음전'을 7~17일 연다. 힘찬 에너지를 뿜어내는 성동훈의 우직한 소, 고목의 뿌리와 나무를 재료로 한 이재효의 원시적인 소, 크리스탈과 색종이를 이용한 박선영의 동화적인 소, 동파이프 조각으로 만든 소나무 형상에서 소의 머리를 보여주는 이길래의 은유적 소까지 총 9명이 참여했다. 또 동물을 소재로 한국적 팝아트를 구사하는 안윤모씨는 신사동 어반아트에서 23일까지 여는 개인전 '사람, 띠, 열두 동물전'에서 소 그림 위에 보름달을 띄워 경제적 풍요를 기원했다.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국내 작가 16명의 작품에 나타나는 '프렌들리 카우 2009'전을 7일까지 연다. 박수근 화백이 판화로 남긴 '앉아있는 소', 운보 김기창의 '아기예수 탄생'에 등장하는 소를 비롯해 박수남의 소싸움 그림, 권용섭의 독도를 지키는 소, 김민수의 민화 속 황소 등이 눈길을 끈다. 손파ㆍ김명삼ㆍ원승재ㆍ금중기ㆍ서영배ㆍ홍산곤ㆍ이효주 등이 참여했다. 대구백화점 갤러리 내 그린홀에서는 8일까지 '우삼인행전(牛三人行展)'이 열린다. 1980년대부터 '우공예찬(牛公禮讚)'을 그려온 윤여환, 소싸움을 즐겨 다루는 손만식, 경남 통영에서 활동하며 소의 다양한 표정을 판화로 표현하는 홍상곤 화백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053)420-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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