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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시장 회복없인 해결 어렵다"

금융기관, 부실털기 위해 추가로 대손상각 처리<br>신용평가사는 파생상품 채권등급 일제히 하향<br>FRB 처방으로 서서히 가라 앉으며 장기화될듯


미국 금융시장의 금융경색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신용경색이 단기간에 패닉처럼 나타났지만 지금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각종 처방으로 서서히 가라앉으며 장기화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월가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답보대출) 부실 노출 규모가 3ㆍ4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예상보다 크다는 점이 속속 확인되고 앞으로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추가로 대손상각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스트저널은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이 완화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금리인하 조치에 불구하고 리보(LIBORㆍ런던은행간 금리)가 연방금리를 여전히 웃돌고 있어 신용경색이 아직도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신용경색의 진원지인 미 주택시장이 회복 신호를 보일 때까지 금융시장 경색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집값이 속절없이 계속 떨어진다면 서브프라임 부실의 장본인인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파생상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이들 증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의 자산손실과 이에 따른 금융경색도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게다가 신용평가회사들이 문제의 파생상품에 대한 자산재평가 작업에 착수, 일제히 채권등급을 하향 조정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무디스와 S&Pㆍ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은 10월 중 1,000억달러어치의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상품의 투자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미 재무부 채권에 버금가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AAA’ 최상급 상품마저 투자자들은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베츠 그래섹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서브프라임 관련 상품뿐 아니라 신용도가 높은 프라임 모기지,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채권을 근거로 한 파생상품까지 부실이 전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위스 UBS는 지난주 상각처리 규모가 46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으나 메릴릴치는 앞으로 80억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10월 말 무려 84억달러의 손실처리 발표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메릴린치 쇼크’ 때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마르셀 로너 USB 최고경영자(CEO)는 “추가적인 상각처리로 4ㆍ4분기에는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 같다”며 부실규모가 더 확대될 것임을 시인했다. 메릴린치도 4ㆍ4분기 중 40억달러를 추가 손실 처리할 것으로 추정된다. 1일 19억달러어치의 부실채권을 손실 처리한다고 밝힌 크레디트스위스도 경쟁사인 UBS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비교적 손실규모가 작은 모건스탠리도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구촌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미국발 신용경색 해소 여부는 적어도 4ㆍ4분기 실적발표가 이뤄질 내년 1월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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