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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5월 8일] 유통업체도 우리말 지키기 나서자

김용석(현대홈쇼핑마케팅팀책임)

“프라다풍 소재를 사용해 클래식한 감성을 모던하게 해석한 프레시한 감각이 느껴지는 머스크랫 하프코트는 트렌디한 색상에서 오는 리치함과 컨템퍼러리 룩의 멋진 스타일이죠.”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홈쇼핑 방송사들을 찾아 상품 판매 방송에 관련한 주요 심의 사례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소개된 외래어 남용 적발 사례다. ‘신선한 감각’이나 ‘유행하는 색상’ 등 한글로 고쳐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조사정도를 빼면 대부분이 국적불명의 외국어로 채워져 있다. 지나친 외래어ㆍ외국어 사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비단 홈쇼핑뿐만이 아니다. 아침 신문사이에 끼워져 있는 백화점ㆍ슈퍼마켓 전단지에도 ‘러블리 패킹 아트 전시’ ‘스킨 케어쇼’ ‘메가 이벤트’ ‘오가닉 코튼’ 등 아름다운 우리말로도 충분히 표현 가능한 단어들이 외국어로 쓰여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물론 수입 브랜드나 패션 상품의 경우 제품 특성상 정확한 상품 설명을 위해 외국어나 외래어 표기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말로 대체 가능한 용어까지 외국어로 바꿔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자칫 외국어라면 무조건 고급스럽고 한글은 촌스러운 언어라는 편견을 낳을 수 있어 심각한 한글 파괴 현상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흑룡강 조선어방송국에 문화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흑룡강 조선어방송국은 중국 하얼빈에 위치한 한국어 라디오방송국으로 지난 1963년부터 중국 동포들을 대상으로 우리말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소식을 들으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먼 타지에 살면서도 우리말과 우리글,우리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포들과 달리 정작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우리말을 제대로 쓰기 위한 노력조차 게을리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유통업체는 상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다양한 정보들을 예쁘게 포장해 전달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올바른 언어를 사용해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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