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 1장에서 다루는 주제 중 하나다. 인간은 과연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최근 경제학계에서는 ‘현실세계에서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란 불가능 한 일’이라면서 전통적인 이론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인간은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고 간디처럼 인내심이 많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 뻔한 광고문구에 속아 넘어가기도 하고, 터무니 없는 실수도 저지르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의 새로운 시각인 ‘행태경제이론(behavioral economics)’을 통해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증거를 하나하나 들고 있다. 책은 ‘특가세일’에 현혹돼 필요 없는 용품을 충동 구매해 버리고 마는 행위 등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탐구해 나간다. 저자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경제정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수순이라고 보고 인간의 숨겨진 시선으로 경제학을 접근한다. 왜 인간은 자국의 주식에 먼저 투자하는 것일까, 남의 떡은 왜 커 보이는 것일까 등 경제현상 속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를 분석해 낸다. 무심하게 넘겨버릴 수 있는 평범한 사건을 경제학적인 가치로 풀어내는 책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복잡한 경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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