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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변신, 또 변신

제3보(38∼57)



강동윤은 좌변에 침입한 흑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백38로 적진에 침입하는 것으로 공격을 대신했다. "괜찮은 작전입니다. 좌변의 흑을 직접 공격했다가 실패하면 허망하니까 아예 상대하지를 않고 싸움터를 슬쩍 바꾼 것이지요. 고수들이 곧잘 강구하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상변침입은 우변과도 깊은 관계가 있어요."(최원용) 흑39는 상대방의 돌을 무겁게 만들겠다는 수순인데 여기서 강동윤의 비틀기가 나왔다. 백40으로 모양의 급소를 선점하며 변신한 것. 이 수로 참고도1의 백1에 뛰면 흑2의 공격이 안성맞춤이라고 보고 변화를 구한 것이었다. 흑이 응수가 거북하게 되었는데…. 5분을 생각하고 이세돌은 더 화려한 변신술을 보여주었다. 흑41로 철썩 갖다붙인 이 수. "이런 수단 때문에 상변 침입이 우변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최원용) 참고도2의 백1로 받으면 흑은 2로 둔다. 백3이면 그때는 상변으로 돌아가서 4에서 6으로 버틸 예정이다. 흑4의 한 점은 축머리에 흑돌이 가있으므로 일단 자유의 몸이다. 강동윤은 이세돌의 구상을 한눈에 간파했다. 그리고 실전보의 백42로 맞받아쳤다. 순식간에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다. 상변은 흑의 확정지로 크게 굳어졌고 우변의 백진은 그것 역시 최대한으로 부풀었다. "쌍방이 일관성 있게 제 갈길로 가버렸는데요. 백이 조금 더 기분 좋은 결과 같아요."(최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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