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이 신뢰감을 주고 다음 집권하는 사람도 이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것 같아야 겨울에나 매물이 나올 겁니다.” 올 상반기 ‘판교 후광’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였던 용인 일대 다주택 보유자들도 ‘버티기’에 들어갔다. ‘8ㆍ31 대책’이 발표된 후 수도권 외곽지역부터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용인 지역은 강남ㆍ분당과 같이 매물을 찾기 힘든 상태다. 오히려 죽전 등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은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이후 거래 ‘올 스톱’ 분위기 여전=“대책 나오고는 오히려 문의도 끊겼어요.” 수지2지구 상록아파트 앞에 위치한 LG공인 사장은 “이쪽 지역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2, 3주택 보유자인데 쉽게 내놓을 분위기가 아니다”며 “대부분 세금이 너무 아깝다며 버틸 데까지 버텨보자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주로 중개하는 상록아파트 34평형은 3억~3억5,000만원. 거래가 끊기다 보니 지난 6월 이후 큰 가격변동도 없는 상태다. 그는 “그나마 30평형대 이상은 지난 상반기에 많이 올랐지만 20평대는 하나도 안 올랐다”며 “앞으로 가격이 빠져도 호가 2억~3억원씩 오른 대형 평수야 호가로 1억원씩 빠질까 실수요자들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용인 지역의 거래가 활발했던 것은 5월께. 판교 개발호재로 용인 지역 아파트 값이 뛸 것으로 예상한 투기수요가 붙었고, 이를 미쳐 깨닫지 못했던 매도자가 아파트를 팔면서 거래가 살아났다. 하지만 6월부터는 매도자들도 매물을 거둬들이며 호가만 급등하는 현상이 시작됐다. 그 상태에서 정부의 종합대책이 예고됐고 거래가 없다시피 한 7, 8월이 지나서 대책이 발표되자 다시 호가가 떨어졌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매매 없이 호가만 오르내려서 시장이 지극히 불안한 상태”라며 우려감을 표했다. ◇죽전 나 홀로 ‘기대감’=다만 용인 내에서도 각 지역의 호재와 악재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죽전지구는 3개의 호재를 앞두고 ‘8ㆍ31 악재’에도 오히려 들뜬 분위기다. 우선 이마트 오포점이 이달 중 문을 연다. 또한 바로 옆에서는 오는 2007년 개통되는 죽전역과 신세계백화점 공사가 한창이다. 죽전동에서 32평형은 새 아파트의 경우 5억원, 7년 된 아파트는 3억5,000만~4억원 수준.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일부 중소형 평형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KB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죽전현대1차 33평형은 현재 3억3,000만원, 죽전길훈2차 23평형은 2억2,000만원 수준이며 매물이 귀하다 보니 오히려 가격이 오를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탄탄한 전셋값의 상승세도 이 같은 매매가격을 떠받치는 요인. 이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죽전지구 20평형대는 6월 말~7월 초 평균 8,500만~9,000만원이다가 지금은 1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길훈아파트 인근 삼성공인의 김종호 사장은 “이곳 사람들은 이마트 호재를 생각할 뿐 악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서울ㆍ분당에서 투자한 사람은 이곳을 외곽으로 볼지 몰라도 이곳 사는 실수요자 입장에서 생활여건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분당보다 싸기 때문에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