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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선수 놓쳤지만 '내일은 女帝'
입력2009-11-24 16:56:40
수정
2009.11.24 16:56:40
박민영 기자
신지애, 오초아에 포인트 1점차로 져 좌절<br>첫해 신인·상금·다승 3관왕 '화려한 데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노리고 친 칩샷이 홀을 살짝 빗나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점 차이로 트로피의 향방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다 잡은 것으로 보였던 31년 만의 '타이틀 싹쓸이'가 좌절돼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올해 보여준 빛나는 성과와 가능성은 당장의 아쉬움을 이내 훌훌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신지애(21ㆍ미래에셋)가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CC(파72ㆍ6,650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LPGA투어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퍼팅 부진으로 1오버파 73타를 치는 데 그치면서 올해의 선수상을 눈앞에서 놓쳤다.
공동 8위(합계 6언더파 210타)로 밀려난 신지애는 2위(11언더파)를 차지한 로레나 오초아(26ㆍ멕시코)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8점을 앞서 있던 신지애(159점)는 3점 밖에 보태지 못해 12점을 획득한 오초아(160점)에 단 1점이 모자랐다.
그러나 신지애는 올해 '준비된 골프여제'의 등장을 확실히 알렸고 한국여자골프 역사에도 큰 획을 그었다. 지난해 LPGA투어 정식 멤버가 되기도 전에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올렸던 그는 올 시즌에 지난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사상 두번째로 신인왕과 상금왕을 독식해 세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또 최연소이자 한국인 첫 상금왕 기록을 남겼고 다승에서도 오초아와 함께 3승으로 공동 1위에 올라 데뷔 첫해에 3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여제'로 불렸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 오초아 등도 이뤄내지 못한 위업이다.
신지애의 성공은 역경을 신앙과 낙천적인 사고로 이겨낸 결실이기에 더욱 값졌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여의는 등 가정형편 때문에 18세 때 국가대표 대신 곧장 프로행을 택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2008년까지 3년간 국내 19승을 올린 뒤 미국무대로 진출한 올해 초반에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하이마트와 결별한 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고 정규 멤버 데뷔전이었던 LPGA투어 시즌 개막전 SBS오픈에서 어이없게 컷오프되기도 했다.
그는 거리가 길고 러프가 깊은 미국 코스에서 한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슬럼프 우려까지 낳았다. 그러나 장타보다는 정확성을 선택해 페어웨이 안착률을 80%대로 끌어올리는 등 슬기로운 전략으로 위기를 이겨냈고 마침내 '신지애 시대'의 막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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