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의원- '노동인구 이동' 분석 2년간 준비 "정부도 따라올수 없는 자료" 극찬
전병헌 의원- 첫 재정위 합류 '의외의 실력' 평가… 4대강사업 과다 토지 매입비 증명
이용섭 의원- 공무원 생리 알고 질문 노련미 탁월 羅 신한지주 회장 탈세 의혹 부각 '천재파보다 노력파가 앞선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워낙 경제통 의원들이 많고 경제정책에 대한 논리대결이 필요한 곳이어서 국정감사에서 스타가 되기 힘들다. 소위 엘리트 를 자처하는 공무원과 국회의원 사이에서 노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의원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떴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오랫동안 준비를 한 의원으로는 단연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이 꼽힌다. 콧대 높은 기획재정부조차 "정부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료"라고 극찬한 '노동인구 이동' 자료는 2년 전부터 수천건의 통계자료를 분석해 만들었다. 당료 출신 초선의원이지만 원내에 들어오기 전 정책 파트에서 내공을 쌓아온 덕분이다. 김 의원은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을 경계하자는 의미로 '일본 따라하지 않기'라는 자료도 냈다. 경제 부처나 연구소 출신의 '박사님'이 즐비한 재정위에서 그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스트레스를 받는 의원도 생겼다는 후문이다. 당 서민정책특위 일원이기도 한 그는 국감에서 밝혀낸 내용을 토대로 고소득자에 유리한 소득공제 등 세 감면 제도를 고치겠다는 포부다. 재정경제부(재정부 전신) 금융정책국장 등을 지낸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소관 부처이자 친정인 재정부의 선후배 공무원들에게 호통치는 겉모습과는 달리 학구파다. 국회에서 열리는 경제ㆍ금융 관련 세미나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인사만 하고 사라지지만 그는 끝까지 경청하며 현안을 공부한다. 이번 국감에서도 그는 우리나라 엔화보다 2%포인트 더 저평가된 원화를 지적하며 고환율 정책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들췄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환율정책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미국 의회의 경우 수많은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현안의 추이를 공부하는 전문가가 많은데 이 의원이 그렇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용섭 의원이 변함없는 스타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출신으로 국세청ㆍ관세청ㆍ건설교통부ㆍ행정자치부의 장을 지낸 그는 재정부 공무원의 생리를 알고 질문하는 노련미가 돋보인다. 이번 국감에서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과 39억원에 대한 탈세 의혹을 집중 부각했다. 신한사태가 여권에서 라 회장을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단순한 정치 공방으로 흐르지 않게 된 데는 사실 위주로 접근한 이 의원 덕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18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때 처음으로 재정위에 합류한 전병헌 의원은 '의외로 실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 정책위의장인 그는 투사형에 속해 정치 공방보다는 정책 논의에 익숙한 재정위와 잘 맞을까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제는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그는 국감 기간 중 국회 예산정책처에 자료를 요구해 4대강 사업에서 전용된 토지매입비가 막대하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증명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2년간 4대강 사업을 위한 토지매입비로 지난해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전용한 예산이 6,500억원에 이르는 등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토지보상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자 다른 예산을 끌어다 쓰면서 공사 기간을 줄이려 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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