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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인민은행장에게 거는 기대

고진갑 베이징특파원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이 세계 금융계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특히 ‘7ㆍ21 위안화 환율개혁’ 조치 이후 그의 행보에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세계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서서히 옮겨 가고 있고 ‘만리장성’으로 여겨졌던 중국의 환율개혁이 이제 막 시작된 시점에서 중국 통화정책의 총책임자인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중국 외환시장을 수술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지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우 행장이 갖고 있는 중국 금융개혁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저우 행장은 중국 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개혁가’이다. 시장화와 국제화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대외개방을 적극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한다’는 생각이다. 중국의 문제점과 해법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중국 환율제도 개혁의 핵심은 시장이 중심이 돼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저우 행장도 위안화 평가절상 이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혁이 첫번째 단계(an initial step)”라며 “중국의 환율제도를 점차 시장에 맞게 바꿀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문제는 저우 행장이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정부의 간섭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우 행장이 자신의 생각대로 개혁을 추구하면 정치적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모든 정책을 정치국으로 대표되는 당 지도부가 최종 결정하는 중국의 시스템 아래서 그의 생각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 그는 이런 소신 때문에 고통도 받았다. 지난 2000년에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주석에 취임한 후 평소 신념대로 금융시장 개혁을 추구하다 2003년에 해임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금융계는 저우 행장의 소신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중국의 환율개혁이 저우 행장의 지론대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빨리 진행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증감위 주석 시절 정치적 ‘꼭두각시’ 역할을 하지 않았듯이 앞으로도 계속 소신대로 밀고 나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런 저우 행장의 모습을 전세계인은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만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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