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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대표들 '올해의 사자성어' 살펴보니… 공격경영 예고

일취월장, 붕정만리, 주마가편, 합종연횡<br>경제상황 호전 기대… 선두경쟁 치열할듯


'내실 다지기는 끝났다. 이제 공격만 남았다.' 지난 2009년은 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불황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하면서 법률시장도 위축된 한 해였다. 하지만 올해 법률시장은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돼 모처럼 훈풍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법무법인(로펌)들은 그동안 내실을 다지며 쌓은 전문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시장 선두를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로펌간 경쟁이 무한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의미로, 올 한해는 국내 로펌의 장기생존을 가늠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서울경제 법조팀이 국내 주요 법무법인(로펌) 대표변호사들을 상대로 올 한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를 파악한 결과, 대부분 공경경영을 암시하는 사자성어들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예측불허의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전문역량을 다지며 내실에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시장상황 변화에 맞게 좀더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실시한 비슷한 설문조사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재후 김앤장 대표변호사) '진퇴유곡(進退維谷)'(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등 비상경영을 위한 방어적인 의지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분석이다. ◇내실보다는 공격경영에 초점= 국내 부동의 1위인 김앤장의 이재후 대표는 '날로 날로 번창해 간다'는 일취월장( 日就月將)을 꼽았다. 지난 해 각 분야의 전문성 강화 등 내실을 다져온 만큼 올해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위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김앤장은 국내 1등만 아니라 아시아 1등,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톱클래스가 되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의지가 묻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법인 화우의 변동걸 대표변호사는 '붕새를 타고 만리를 나는 것'을 뜻하는 '붕정만리(鵬程萬里)'를 추천했다. 원대한 사업이나 계획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때문에 화우가 올해 도약의 발판을 위해 합병이나 해외시장 진출 등 특단의 대책을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법무법인 한승과 전격 합병해 10위권 로펌으로 자리를 굳힌 법무법인 충정의 김진환 대표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는 뜻의'주마가편(走馬加鞭)'을 제시해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법무법인 바른과 합병을 협의중인 법무법인 세종의 김두식 대표변호사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을 꼽았다. 외부환경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해야 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법률시장 개방과 경제위기 여파로 인한 수임저조, 로펌간 경쟁심화 등 예상치 못한 외부변화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으로 '빅3'로펌과 본격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상곤 대표변호사는 '합종연횡(合從連衡)'을 꼽았다. 로펌간 경쟁이 격화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로펌과 합병해 덩치를 키워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예상한 것으로 M&A와는 일정 거리를 둬 온 로고스마저 합병흐름에 편승할 지 주목을 끌고 있다. 반면 지난 해에 이어 올 한해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의 투자위축으로 수임저조 등 시장변동성이 큰 만큼 공격경영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적절한 타이밍을 모색하자는 신중한 분위기도 강하다. 국내 로펌계의'잭 웰치'로 불리며 조직의 경영효율을 강조해 온 법무법인 율촌의 우창록 대표변호사는 '어둠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는 뜻의'암중모색(暗中摸索)'을 강조했다. 이는 여전히 경영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방어적 경영전략이 올해도 유효하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광장의 김병재 대표변호사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을 내세워 시장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모든 악재를 고려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수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오용석 대표변호사는 '유지경성(有志竟成ㆍ굳건한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 낸다)'을 올 화두로 던졌다. 일부에서는 광장과 '빅2'자리를 놓고 박빙의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올해는 이 같은 격차를 크게 벌일 복안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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