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개봉ㆍ구로ㆍ고척동은 지금까지 각종 개발 사업에서 소외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인근 신도림동의 경우 공장부지 아파트 건립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대규모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했음에도 이 지역들은 여전히 뒷전에 밀려나 있는 게 사실이다. 서울 구로구가 최근 개봉ㆍ구로ㆍ고척동 일대를 ‘뉴타운식 광역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이 일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뉴타운 요건에 미흡한 관내 노후지역들을 세 개로 나눠 도로망을 확충하고 공원ㆍ편의시설을 갖춘 ‘뉴타운식’으로 개발하겠다는 것. 특히 뉴타운식 광역 개발 대상지역인 개봉ㆍ구로ㆍ고척동 일대 1ㆍ2ㆍ3지역 중 사업 추진이 빠른 개봉본동과 고척1ㆍ2동 일대 65만6,000㎡의 2지역(경서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상습 침수지역이던 이곳은 지난 2006년 재해관리구역으로 지정될 당시부터 재개발ㆍ재건축이 추진되기 시작해 현재 재개발 세 곳, 재건축 열 곳, 자율정비 네 곳, 존치 다섯 곳으로 나뉘어 올 하반기부터 개발이 본격화된다. 이 중 경서1지역 재건축지분이 이달 중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막바지 손바뀜이 이뤄지는가 하면 관리처분인가가 난 고척3재개발구역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1지역(구로2동ㆍ구로본동ㆍ가리봉2동 일대 72만5,000㎡)과 3지역(오류1동ㆍ개봉1동ㆍ궁동 일대 55만8,800㎡)은 아직 추진위조차 구성돼 있지 않은 상태다. 오는 2014년까지 1만여가구의 친환경 단지로 조성되는 경서지구는 구로구의 발표 이후 기존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가 하면 덩달아 호가도 상승하고 있다. 이곳은 단독주택과 상가가 많은 편으로 17㎡ 안팎의 소형 다세대ㆍ연립 지분이 3.3㎡당 2,500만~3,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50㎡가량의 지분을 가진 연립 등은 2,000만~2,500만원, 80㎡가량은 1,500만원 안팎, 100㎡ 이상 대형지분은 1,200만~1,300만원선이다. 상업지 대로변의 공시지가가 3.3㎡당 1,000만원선인 것에 비해 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경서지구 인근 고척 대우 등의 아파트 값도 상승세다. 고척 대우는 60㎡형이 2억2,000만~2억5,000만원, 105㎡형이 3억5,000만~3억9,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보다 60㎡형은 7,000만~8,000만원, 105㎡형은 1억원 이상 올랐다. 고척동의 유은숙 월드공인 사장은 “2년 전에 비해 경서지구 지분 값이 70~80% 이상 오른 상태이지만 인접한 고척동교도소 부지와 개봉역세권 개발계획에다가 최근 뉴타운식 개발계획마저 발표되자 주민들이 마치 뉴타운이 되는 것으로 오해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재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구로구 도시균형개발과의 한 관계자도 “서울시의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요건에 미달해 뉴타운식 광역 개발을 통해 난개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1ㆍ3지역은 시에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로구가 내년부터 2015년까지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1ㆍ3지역도 경서지구만큼은 아니더라도 투자 수요가 느는 추세다. 나아가 구로구가 1ㆍ2ㆍ3지역 사업이 마무리된 뒤 2단계로 구로2ㆍ3ㆍ4ㆍ6동 60만㎡, 구로5동 34만㎡, 고척2동ㆍ개봉1동 47만㎡, 오류2동 28만㎡, 개봉 2ㆍ3동 74만㎡ 등 총 243만㎡도 개발하기로 밝히면서 이곳에도 선취매 조짐이 엿보인다. 권순형 J&K투자연구소장은 “관리처분단계에서 감정가를 많이 받고 추가분담금을 줄이려면 대로변 신축 건물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단독주택이 많고 전셋값이 낮기 때문에 실거주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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