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성공한 리더의 뒤에는 뛰어난 참모가 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오너인 덕분에 세간의 이목은 리더인 이건희 전 회장에게 쏠려있지만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주역은 삼성의 재무통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 부회장이라는 설이 중론이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이 자금경색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우후죽순처럼 쓰러질 때 삼성은 이학수 전 부회장을 내세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이후 일본의 자존심 소니를 앞지르면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내는 데는 이학수 전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조선을 창건한 이성계에게는 500년 조선왕조를 디자인한 민족사 최고의 경세가 정도전이 있었고, 중국의 위ㆍ촉ㆍ오 3국을 통일한 조조의 뒤에는 최고의 전략가 순욱이 있었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장애를 딛고 일어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삶을 올 인 한 정치분석가 루이 하우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다. 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에게는 미국의 유명한 정치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엑설로드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다. 그렇다면 참모의 정의와 역할은 무엇일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본부장인 저자는 참모는 지위의 개념이 아니라 역할의 개념이라고 못박는다. 참모와 리더 관계의 본질은 주종의 복속 개념이 아니라 1인자와 대등하게 역할을 분담할 때 빛을 발한다는 말이다. 정도전과 이성계, 장량과 유방, 루이 하우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필립 굴드와 토니블레어 등 저자는 역사와 시대를 초월해 대표적인 리더와 참모들이 어떻게 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한 시대를 이끌었는지 그 과정을 추적한다. 책은 리더와 참모들의 치열한 노력과 성공 신화에서 저자는 생생한 참모 리더십 멘토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도입부에는 참모의 십계명(十誡命)과 리더의 십훈요(十訓要)를 실어 참모와 리더의 개념 정의는 물론 각자의 역할에 대한 지침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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