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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식 재중 한인회장 "중국진출 기업 신조선족 돼야 성공"

관습·법 체계까지 이해해야


"신(新)조선족이 돼야 합니다. 그냥 현지화가 아니라 중국사회에 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지난 8일 톈진 외곽 펑림판디엔(풍림호텔) 한인회 사무실에서 만난 황찬식(57∙사진) 신임 재중 한인회장은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중국시장 급변으로 신규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어렵고 만만찮다고 바로 옆에 있는 거대 시장에 등을 돌리고 물러설 수는 없지 않냐"며 "우리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신조선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이 말하는 신조선족은 언어 등 일반적인 중국 문화의 이해뿐 아니라 관습, 법 체계 등까지 이해하는 완벽한 현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에 따르면 중국은 "인력 부족과 인건비 급등, 타이트한 제도까지 중소기업이 버티기 어려운 여건"이다. 15년 황 회장이 공을 들여 톈진시 한인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펑림판디엔도 톈진시의 개발정책에 따라 오는 4월이면 철거될 운명이다. 톈진 지역의 기업 수와 교민도 줄어들고 교민사회의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시장으로 신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사업 진출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황 회장은 조언한다. "이미 제조업이 포화상태인 동부연안은 3차 산업, 특히 서비스 산업 등이 유리하다"며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서부 등 내륙 진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황 회장은 말했다.



7대 한인회장으로 지난해 12월 취임한 황 회장은 중국에서 성공한 한인교포들이 그렇듯 만만찮은 인생의 굴곡을 겪었다. 대학(고려대 경영학과)을 졸업하고 코오롱에 3년 근무한 후 29살에 봉제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후 마흔살에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온 황 회장은 친척이 하던 고철사업의 인연으로 랴오닝성 안산에서 철강 원부자재 사업을 시작했다. 5년 후 수출입을 위해 톈진으로 옮겨온 황 회장은 15년 만에 톈진 지역 대표 중견기업인으로 성장했다. 현재 황 회장은 철강 원부자재 수출입업체인 KAP국제무역유한공사와 철강제품 표면처리제를 생산하는 A&Z도료유한공사, 톈진 풍림호텔 등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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