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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서 무차별 총격전 미 전역 패닉

경계 강화된 군시설서 발생해 충격… 용의자 둘 중 1명 숨지고 1명 추적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강타한 총격사건으로 13명이 사망해 미 전역이 '패닉'에 빠졌다. 보스턴마라톤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총격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미 전역은 추가 테러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9ㆍ11테러 12주년을 기념해 미 주요시설의 치안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수도 심장부의 군 시설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16일(현지시간)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DC 시장과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의 해군 복합단지(네이비야드)의 사령부 건물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총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상자가 14명에 달해 추가 사망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 두 명 중 숨진 사람이 텍사스주 포트워스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애런 알렉시스(34)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해군에서 근무한 상근예비역 출신으로 현재 휴렛팩커트(HP)의 한 하청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의 캐시 레이니어 국장은 "알렉시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니라 경찰 등과의 교전 끝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는 9ㆍ11테러 당시에도 사고현장에 있었던 인물이다.

수사당국은 또 당초 두 명으로 알려졌던 도주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의 신분이 확인됨에 따라 군복과 비슷한 짙은 녹색 옷을 입은 또 다른 용의자 한 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한 괴한이 복합단지 내 197번 건물에 있는 식당 위층에서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으며 또 다른 괴한은 다른 층의 복도에서 총을 쐈다.

이번 사건은 9·11테러 12주년 행사를 마친 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은 시점에 의회 의사당에서 불과 1.1㎞, 백악관에서 5.6㎞ 떨어진 도심에서 발생해 주민들을 테러 공포로 밀어넣었다. WP는 "미 주요 도시의 경계가 대폭 강화된 상태에서 수도의 군 시설에서 총격사고가 일어났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보안관리 능력을 꼬집었다.



이 사고로 월요일 출근시간대 워싱턴DC 동남지역 일대의 교통은 완전히 통제됐다. 인근 연방의회 의사당에는 대피명령이 내려졌고 펜타곤 등 공공건물의 경비가 대폭 강화됐으며 워싱턴DC 내 레이건공항에서는 항공기 이륙이 한때 금지됐다. 해군체계사령부는 출근 전인 직원들에게 집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으며 주변 학교에는 임시휴교령이 내려졌다.

이번 사건은 78명이 사망한 1982년의 '에어플로리다' 비행기 추락사건 이후 워싱턴DC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사망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 기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는 1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했던 2009년 텍사스 포트후드기지 총격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총격사건 발생 몇 시간 만에 백악관 북쪽 입구 밖에서 폭죽이 터져 백악관이 긴급 봉쇄되기도 했다. 에드윈 도노번 백악관 경호실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폭죽을 터뜨렸다"고 설명하며 보안상의 이유로 백악관을 봉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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