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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스노든의 입

"영국, 사상 최대 민간인 감시프로그램 가동"<br>"미국, 중국 이통업체·칭화대 해킹" 추가 폭로<br>러시아 경유 베네수엘라행… 신변확보 어려울 듯


미국의 민간인 정보수집행위를 만천하에 알린 에드워드 스노든이 이번에는 영국 정부를 정조준했다. 스노든은 영국 정보당국이 전화와 인터넷선을 가로채 전세계 민간인의 통신내용을 몰래 수집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인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고 폭로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이동통신 업체와 칭화대 등을 해킹했다는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그의 메가톤급 폭로가 국제사회에 연일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 은둔 중이던 스노든은 23일 홍콩에서 출국, 러시아를 경유해 제3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정부는 스노든을 간첩ㆍ절도, 정부재산 무단 개조(conversion) 등의 혐의로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 기소하고 홍콩에 범죄인 신변인도를 요청했으나 그의 행방이 묘연해짐에 따라 신변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스노든은 영국 당국이 전세계 민간인을 대상으로 전화, e메일, 인터넷 사용기록을 몰래 수집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인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왔다고 밝혔다. 스노든이 공개한 기밀문건에 따르면 영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는 '템포라(Tempora·라틴어 '시간'의 복수형)'로 불리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매일 6억건의 전화통화 정보를 수집하고 200개 이상의 광케이블을 해킹, 세계 민간인의 일상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해왔다.

이에 대해 자비네 로이트호이서슈나렌베르거 독일 법무부 장관은 "대규모 사찰이 사실일 경우 이는 '재앙'"이라며 "유럽 각국은 영국에 즉각 해명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토마스 오페르만 원내총무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온 '감시사회'가 영국에서 현실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스노든은 또 중국 이동통신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해킹과 전화 메시지 수집 사실을 추가 폭로했으며 증거도 갖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은 9,000억건의 휴대폰 메시지를 교환했다.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가 7억3,500만명이며 차이나유니콤은 2억5,800만명, 차이나텔레콤이 1억7,200만명으로 3개 통신사 가입자만 11억9,500만명에 이른다.



스노든은 특히 중국 칭화대와 홍콩 통신 기업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해킹 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칭화대는 중국의 주요 기간망 중 하나인 중국교육과학계산기망(CERNET)이 있는 곳이다. CERNET은 중국 교육부 소유지만 운영·관리는 칭화대와 다른 대학들이 맡고 있다. 스노든은 NSA가 대규모 자료가 오가는 '기간망'에 공격 초점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스노든의 폭로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SCMP는 스노든이 23일 오전 홍콩에서 출국, 이날 저녁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CMP는 그러나 모스크바가 스노든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라면서 스노든의 최종 목적지가 아이슬란드나 에콰도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검찰은 14일 그를 정식 기소했으며 미 백악관이 홍콩 당국에 그의 신병인도를 공식 요청했으나 이로써 그의 신변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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