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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공허한 전경련
입력2005-10-19 16:33:40
수정
2005.10.19 16:33:40
[동십자각] 공허한 전경련
문성진 hnsj@sed.co.kr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다음달 두 번째 목요일(10일)에 11월 월례 회장단회의를 갖기로 했다.
지난 7월 '제주 서머포럼'을 이유로 회장단회의를 갖지 않았던 데 비춰보면 11월에 회장단 7명이 대거 참여하는 'APEC CEO 서밋'에도 불구하고 회장단회의를 강행하기로 한 것은 중복된 측면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요즘 안팎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전경련으로서는 한 달에 한 차례나마 세상의 이목(耳目)을 끌 수 있는 회장단회의를 건너 뛸 입장이 아니다.
전경련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재계의 이익단체로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시원한 설명은 못 된다. 지난해 "박통(박정희 전 대통령) 때가 그립다" "규제가 경제를 망친다"며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을 때는 '전경련 해체론'까지 들끓었기 때문이다.
회장단회의의 저조한 참석률과 참석자의 면면을 탓하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올해 최저 참석률이 8명(9월)이었고 지난해 최저기록은 5명(6월)이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이 역시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또 구본무 LG 회장을 제외한 4대그룹 총수들이 한 차례 이상 다녀갔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조양호 회장 등 유력 총수들의 회의 참석도 꾸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은 줄기차게 시달리고 있다. 사람들은 회장단이 적지않게 모여도 모인 것 같지 않고 유력 총수들이 참석해도 공허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공허함을 메우는 것은 재계 총수들 스스로의 몫이라고 본다.
당장 다음달 회장단회의에 21명의 회장단 대부분이 참석한다면 분위기는 단숨에 반전될 것이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X파일과 두산사태에서 비롯된 반기업정서 차단 문제,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과제, 전경련의 운용 시스템 개혁 과제 등 산적한 재계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으면 한다.
매달 두 번째 목요일에 모여 '이목회(二木會)'라는 별칭을 얻은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국민들의 애정어린 이목이 쏠리기를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5/10/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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