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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패턴 바뀌는 고액 자산가

홍대 상가 등 강북 문화 중심지로 눈돌린다<br>불확실성·저금리 지속에 꼬박꼬박 월세 나오는 안전 자산 관심 늘어


최근 이태원·홍대·삼청동 등 문화거점 상권들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유망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아기자기한 갤러리형 카페와 소품 카페 등이 몰려있는 삼청동 거리. /서울경제DB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가장 선호합니다. 그 중에서도 홍대·이태원 등지의 상가 빌딩은 최근 들어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고액 자산가의 부동산 투자 경향이 바뀌고 있다. 목돈을 묶어놓고 시세차익을 거두는 예전 방식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부쩍 늘고 있는 모습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PB팀장은 "고액 자산가의 경우 돈을 한번에 많이 벌면서 위험을 감수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며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는 시기여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임대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부자들도 '수익형 부동산'=9일 시중은행 부동산 관련 전문 PB(Private Bakingㆍ고소득층 대상 금융 서비스)팀장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고액 자산가의 경우 상가나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융상품이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학년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공급 과잉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괜찮은 투자 대상"이라며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관심을 많이 갖는다"고 설명했다.

선호하는 수익형 부동산도 다양하다. 대부분 자산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편이다. 10억원 안팎은 지방 중심지의 원룸형 빌딩이나 오피스텔, 20억~30억원 규모는 수도권 상가 빌딩이나 원룸 빌딩 등을 선호한다. 50억원 이상 자산가의 경우 대부분 서울에 있는 상가, 중소형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고액 자산가의 특징은 대출 의존도가 낮다는 점이다. 보유 자산 규모의 20% 정도를 대출로 충당하는 수준이다.

김일수 국민은행 PB팀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공격적이지 않고 안정을 추구하는 편"이라며 "단기 차익보다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소형 상가 빌딩…투자 1순위=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상품은 중소형 상가 빌딩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도 인기가 있지만 임대기간이 1년 정도로 짧은 것이 흠이다. 하지만 상가는 임차인이 인테리어 등에 투자해야 하는 탓에 임차기간이 길다.

중소형 건물은 수요에 비해 적정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빌딩의 공급이 적어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대체로 투자자들은 5~8%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지만 매물로 나오는 물건은 4% 안팎이 대부분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부장은 "가격이 상승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좋은 매물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강북 문화 거점 관심 높아져=지역은 단연 서울 강남권을 꼽는다. 매입비용이 높아 임대수익률은 낮지만 시세차익(자본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아 쉽게 팔 수 있다는 것도 강남을 선호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강북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간다. 홍대ㆍ이태원ㆍ삼청동ㆍ인사동 등 지역 문화 거점이 주요 관심 지역이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임차인을 구하기 쉬운데다 유지·운영에 대한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 역시 수요 확대로 값이 뛰어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는 것이 흠이다.

이 부부장은 "강북권은 여러 규제로 강남과 달리 상권이 수직적이기보다는 수평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청계천 복원 이후 주변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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