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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로금리 정책' 폐기] "10년 불황 완전히 벗어났다" 선언
입력2006-03-09 18:18:01
수정
2006.03.09 18:18:01
소비자물가 상승등 경제회복세 완연<br>强엔화 기반 日위상 더욱 높아질듯<br>자금흐름등 세계금융시장 변화 예고
[日 '제로금리 정책' 폐기] "10년 불황 완전히 벗어났다" 선언
소비자물가 상승등 경제회복세 완연强엔화 기반 日위상 더욱 높아질듯자금흐름등 세계금융시장 변화 예고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고은희기자 blueskies@sed.co.kr
이번 일본은행(BOJ)의 양적 금융완화정책 해제 결정은 일본 경제의 '부활'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열도를 깊은 잠에 빠지게 했던 '10년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전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일본의 금융정책 변화로 세계 투자자금의 흐름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은 강한 '엔'을 바탕으로 지난 80년대와 같이 금융ㆍ부동산 등 글로벌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일본 경제 회복세 완연=일본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왔다. 지난 4ㆍ4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4%, 연율 기준 5.5% 성장했다. 이는 미국이 4ㆍ4분기에 연율 기준 성장률 1.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높은 것이다.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9.5로 90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지수 역시 2000년 이후 최고인 104.9로 올라섰다.
그동안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소비자물가 역시 완연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일본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소비자물가(CPI)가 전년동기 대비 0.5% 상승해 8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BOJ의 금융정책 변화 결정은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해 과거 버블경제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디플레이션은 없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BOJ도 9일 발표문에서 "일본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며 "CPI의 변화도 긍정적인 수준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수출과 고정투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개인과 기업도 인플레 전망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 물가상승에 대한 대비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 위상 더욱 높아질 듯=통화완화정책의 포기가 금리인상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강한 엔화'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이 역내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하면서 일본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일본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싱가포르ㆍ멕시코ㆍ말레이시아ㆍ태국ㆍ필리핀 등과 FTA에 합의한 상태이며 신흥 강자로 부각되고 있는 인도ㆍ호주와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력과 강한 엔화를 바탕으로 아시아 주변국과의 관계를 확실히 해 주도권 장악에 유리한 위치를 점한 후 중국과 협상에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엔화를 세계경제의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시도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우선 조만간 선보일 아시아 단일통화 ACU(Asian Currency Unitㆍ아쿠)의 주도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감소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회복기에 있는 일본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세계 금융시장 '후폭풍' 긴장=저금리에 익숙해 있던 국제 금융자본들이 이번 조치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양적 금융완화정책 해제의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시장안정화 대책으로 금리인상의 시기와 폭을 '천천히, 소폭'으로 추진할 방침이지만 파장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엔화 강세까지 겹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의 지형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달러당 117엔대인 엔화가 올 연말이면 달러당 106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TN 파이낸셜의 크리스토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금리차를 이용한 캐리 트레이드의 종말이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을 노리고 국제자본들이 일본 내 금융자산 매입에 나설 경우 일본의 달러외화보유액이 급증할 개연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80년대처럼 일본이 넘치는 달러를 이용, 부동산ㆍ증권 등 글로벌 자산을 '싹쓸이'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미국ㆍOECD 등이 일본의 금리인상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6/03/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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