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소뒤의 아픔과 좌절이 젊은이들의 시련 극복에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네요." 가수 윤항기(68)가 '노래하는 목사 윤항기의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내고 15일 간담회를 가졌다. 가수 데뷔 50주년과 목사로 살아온 지 2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이 책에서 그는 당대 최고 예술가였던 아버지가 마약에 중독돼 청계천에서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힘겹게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청년기까지 불행했던 가족사를 털어놓았다. 또 돈과 인기를 얻고 화려했던 톱가수의 삶을 폐결핵 때문에 마감하고 신앙인의 삶을 살게 됐던 인생 이야기를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다. 윤항기는 "지난 1960년 미군 쇼단을 통해 데뷔한 뒤 음악인으로 살았고 1990년 목사 안수 뒤에는 음악목사를 배출하는 예음음악신학교를 설립했다. 그간 음악은 내 인생과 뗄 수 없는 것이었다"며 "우리 음악계에 조금이라도 기여한 점이 있다면 다행"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활약했던 그는 '별이 빛나는 밤에' '친구야 친구' '장미빛 스카프' '너무합니다' '여러분' 등을 직접 작사ㆍ작곡해 불렀고 현재는 예음교회 담임목사, 예음음악신학교 총장,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동생 윤복희와 나는 참 외롭게 자랐던 것 같다"고 회고한 뒤 "큰 상처를 줬던 아버지를 용서했던 게 목사 안수식 전후였을 정도로 힘들었던 내 과거가 오늘을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작은 격려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자서전을 낼 나이가 되지 않았나 해서 용기를 냈고 신앙인으로 만족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데뷔 50주년 음악회를 올가을 서울에서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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