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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국이 루이비통 회장에게 작위 주는 까닭

프랑스 최대 부호이자 명품업계의 제왕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LVMH) 회장이 영국 여왕으로부터 명예기사 작위를 받는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달 벨기에 국적 취득을 신청하면서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놓은 인물이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벨기에 국적 취득은 사업확장에 필요한 것이고 기존 프랑스 국적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좌파정부의 부자증세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5월 17년 만에 우파로부터 정권을 빼앗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내건 급진적 조세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고 소득세율을 75%로 인상한다니 프랑스 부자들의 국외탈출 러시가 일 것이라는 관측은 무리가 아니다.

영국 왕실이 아르노 회장에게 작위를 수여하는 공식적 명분은 그가 재계에 기여한 공로와 영국 사회에 구축한 폭넓은 인맥에 대한 인정이다. 그러나 기실 이면에는 외국기업 유치가 자리 잡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가경제에 필요하다면 영국 왕실의 권위까지 팔겠다는 적극적 발상인 것이다. 프랑스 정부로서는 자국 기업과 기업인에 군침을 흘리는 영국에 분통을 터뜨릴 법도 하지만 남 탓을 할 것이 못된다. 세금의 급진적 인상 등 기업환경을 흐려놓는 프랑스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세금을 덜 내고 자신을 우대하는 곳으로 옮겨가는 싶어하는 것이 21세기 선진국들의 정서다.



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세금인하 등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외국인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유럽 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이 영국이다. 법인세를 지난해 28%에서 25%로 내린 데 이어 올해는 24%까지 낮췄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50%에서 45%로 인하했다. 이런 과감한 감세 및 외국기업 유치정책이 침체된 경제에 조금씩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국경제는 3ㆍ4분기부터 지긋지긋한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출할 것이 유력시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경제가 올해 -0.4% 성장하겠지만 내년 성장률은 1.1%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시장과 경영환경을 따뜻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개인소비와 기업투자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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