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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딸을 둔 김모(42)씨는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걱정이 많다. 입학 선물로 스마트폰을 사주기로 한 약속 때문에 몇 가지 규칙을 정하고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아이가 매일 밤마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자정이 넘어서 잠이 드는 것 같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등교 시간이 빨라지고 변화가 많을 텐데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가 학교 적응이 늦어지는 것도 걱정이다.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계속 하는데 어디까지 엄마가 관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딸의 반발을 살까봐 조심하고 있지만 걱정이 많다.
새 학기가 되면서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부모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사주기는 했지만 내 아이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자꾸 훈계하고 싶어진다. 이처럼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쓰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자녀와 스마트폰 활용을 두고 갈등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내 아이는 스마트폰 중독일까. 스마트폰 중독 방법을 막기 위한 현명한 교육 방법은 무엇일지 알아보자.
지난 2013년 9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인터넷 중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10∼19세)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중독 위험을 보이는 경우가 25.5%로, 성인(8.9%)보다 세 배 가까운 위험 수치를 보였다. 학령별로는 중학생이 29.3%로 가장 높았고 고등학생(23.6%), 초등학생(22.6%)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점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초등학생과 유아도 스마트폰 중독에서 안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을 두고 훈계를 하기에 앞서 자연스럽게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한국교육개발원의 스마트폰 중독 예방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카카오톡과 라인 등 SNS에 몰두하는 관계집착형(36%)이나 게임에 몰두하는 게임형(15%)으로 나타난다. 아이와 함께 어디까지가 '중독' 상태인지 자율적으로 기준을 정해보고 몇 가지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용도와 시간을 정해보고 이에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면 '중독'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은 하루에 23번 스마트폰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열어본다고 한다.
가족 간의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사 중에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 '잠을 잘 때는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잔다' 등 하루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약속해 실천하는 방법도 효과가 있다. 부모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도 함께 만든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인터넷 휴요일'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날이나 시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휴일에 친가나 외가를 방문했을 때 아이가 스마트폰만 하고 있거나 밥상에서 스마트폰을 하는 경우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으므로 이때는 철저하게 규칙을 정한다. 또 스스로 목표치를 정해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 시간 조절하기,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스마트폰 검색창에서 찾지 않기 등 학습과 관련된 규칙도 정해보자.
이외에도 아이가 자신만의 스마트폰·인터넷 사용 패턴을 분석해 문제점을 찾아보도록 해보자.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 때는 1일 사용 시간과 사용 패턴을 알려주는 중독 방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스마트폰 사용 일기를 함께 써보는 것도 좋다. 친구와 쉬는 시간에 대화할 때는 메신저를 멈추고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했는지,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았다고 메신저상에서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는지 등을 함께 이야기하며 일기로 정리해본다. 이때 사이버 폭력이 물리적 폭력보다 더 심각하다고 인식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권장희 놀이미디어 교육센터 소장은 "스마트폰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깊이 있는 사고를 키우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멈추고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의 자극을 주는 것리 중요하다"며 "아이의 지적 성장기에 스마트폰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부모가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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