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채권펀드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핌코)의 운용자인 '채권왕' 빌 그로스(65)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83) 덕택에 "몇십억 달러를 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로스는 지난 20일 로스앤젤레스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 회동에 참석해 "신용 위기가 가시화되기 몇 달 전 그린스펀 전 의장의 탁월한 조언을 들었으며 그 결과 많은 돈을 날리지 않게 됐다"고, “덕분에 핌코가 몇 십억 달러를 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1월 벤 버냉키에게 자리를 넘겨주면서 FRB 의장직에서 물러난 그린스펀은 지난해 5월 8,0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핌코와 자문 계약을 했다. 그린스펀은 또 헤지펀드 폴슨 앤드 코도 자문해왔다.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와 FRB의 잇단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그로스는 지난 2006년 투기성 사채 투자를 회피했으며 이런 연장선상에서 지난해 1,280억달러 규모의 토털 리턴 펀드 수익률 12%를 기록해 대부분의 경쟁 펀드를 눌렀다. 그로스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동에서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다면 단연 아시아"라면서 반면 미국, 특히 미국채에는 투자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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