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에서 희망퇴직 후 2년 동안 경쟁사에 가지 않겠다는 약정을 어기고 오비에 취직한 직원에 대해 법원이 퇴직금 일부를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정효채 부장판사)는 하이트진로가 “퇴직위로금 1억 4,000만원을 반환하라”며 오비맥주에 입사한 전 직원 A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1989년 하이트진로(당시 진로)에 입사해 차장급으로 일하던 2010년 12월에 회사에서 희망퇴직했다.
당시 A씨는 ‘희망퇴직 2년 이내 오비맥주 등 경쟁사에 취업하면 퇴직위로금 전액을 반납한다’는 약정을 하고 퇴직금 1억 4,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A씨가 퇴사 1년 6개월 만인 작년 6월 오비맥주에 입사하자 하이트진로는 ‘약정을 어겼으니 퇴직금 전액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2년분 급여와 상여금을 퇴직금으로 받은 점을 고려하면 제한 기간 및 범위가 과도하지 않고, 약정에는 업체 간 무차별적 영입으로 인한 거래질서의 건전성 저하를 막는 공익적 목적도 있다”며 약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에게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약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고, 현실적으로 21년간 근무한 회사에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는 이직이나 창업이 어려웠다”며 반환액을 퇴직금의 25% 수준인 3,500만원으로 정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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