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나, 학생들이나 에너지가 넘치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한 프랑스 영화학자가 한국 대학에서 국내외 학생들에게 한국의 영화역사를 가르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 영화학자이자 프로방스대학 교수인 앙트완 코폴라(antoine coppola)씨가 주인공. 지난달 9일 시작해 5주 간 일정으로 진행중인 한국외국어대 ‘국제여름학기’에서 ‘한국영화 역사’를 주제로 강단에 섰다. 영화 ‘대부’의 감독 프란스시 코폴라의 조카이기도 한 그는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 섹션의 어드바이저(advisor)로 활동중이며, 유현목감독, 김기덕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한국영화 전문가.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1년 간 강의하며 한국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국제여름학기’에서 강의를 맡은 것은 작년에 이어 2번째. “한국 영화는 힘이 넘치는데다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학생들 역시 질문공세를 퍼부으며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해 한마디로 강의할 맛이 납니다.” 코폴라 교수는 강의를 통해 일제 강점기, 6.25전쟁 기간, 전쟁 직후, 60~80년대, 90년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 영화를 시대 상황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그의 수업은 영화사 공부 외에도 유명 영화의 한 장면을 복기(復棋ㆍ베껴 찍기)하는 실습을 병행하고 있는데 현재 김기덕 감독 영화 ‘빈 집’의 한 장면을 재현한 단편영화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가 한국의 영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시절 프랑스에 유학 온 임순례 감독이나 변혁 감독 등 한국 영화인들과의 친분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한국 친구들을 통해 ‘오발탄’(감독 유현목) 같은 50년대 걸작을 본 뒤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생겼고요.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고, 더 공부를 해서 한국 영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됐죠.” 그는 좋아하는 한국의 영화감독으로 이창동, 홍상수, 김기덕 같은 독창적 작가(Auteur) 감독을 꼽았다. 그는 “한국 영화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내는 좋은 감독들과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높은 관객들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영화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한국 영화의 힘을 발견한다”며 한국 영화의 미래를 밝게 봤다. 2003년 처음 개설된 뒤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는 한국외대의 국제여름학기는 국내외 학생들에게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교육하는 단기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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