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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골프장 공원화 '졸속' 논란

서울시-체육진흥공단 합의 불구 마스터플랜도 못세워<br>"인근 공원과 차별화없이 수백억 투입" 비난도


4년여간 파행 운영된 서울 난지골프장이 정식 개장도 못해보고 가족공원으로 전환된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공원을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이번 공원화 사업의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조차 세우지 못해 졸속 추진이라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시는 난지골프장의 운영ㆍ관리권 등을 놓고 소송을 벌여왔던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골프장 공원화사업과 관련한 공동합의서를 지난 17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시는 공단 측이 노을공원(난지공원 및 시민이용공간) 조성에 소요한 투자비 185억원을 보상하고 공단은 난지골프장의 시설소유권을 시에 전면 이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공원 전환을 위해 각종 편리시설 투자비로 약 4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공단이 난지골프장 조성을 위해 투입한 체육진흥기금 등 130억원까지 포함하면 해당 지역을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수백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셈이다. 게다가 인근에 하늘공원 등 이미 100여만평 규모의 공원이 위치하고 있어 차별화된 테마공원으로 가꿔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도 서울시는 아무런 마스터플랜도 만들지 못했다. 우선 기존 골프장의 잔디밭과 벙커ㆍ그늘막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산책로ㆍ음수대ㆍ화장실 등만 추가로 설치해 10월 오픈부터 하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정호 서울시 푸른도시정책과장은 “지금까지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마스터플랜을 짜지 못했다”면서 “일단 10월에 개장한 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모 등을 통해 어떤 콘셉트로 공원을 만들어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영신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현재 난지골프장은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특별한 테마도 없다면 주변에 이미 조성돼 있는 100만평의 공원과 다를 바가 없어 시민들이 굳이 새 공원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교수는 “원래 체육시설을 위한 장소였고 골프장용으로 내부공간이 자연스럽게 9개 홀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전통민속놀이ㆍ노인건강놀이ㆍ공연장 등 다양한 놀이형 체육활동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난지골프장은 서울시가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위에 골프 대중화 등을 명분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사업참여를 제안해 9홀짜리 대중 골프장(19만5,443㎡)으로 만들어져 지난 2005년 10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각각 토지소유권과 시설소유권을 지닌 시와 공단 측이 운영ㆍ관리권 및 입장료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면서 정식 개장은 하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예약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무료 시범 라운드만 실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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