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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경영실험에 나서는 한국전력
입력2006-08-06 16:51:02
수정
2006.08.06 16:51:02
한국전력이 또 한번의 경험실험에 나섰다. 한전이 오는 9월부터 서울의 남ㆍ북, 경기 등 9개 지사에 독립사업부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2001년 발전 부문을 떼내 경쟁시킴으로써 발전원가를 낮췄던 실험을 이번에는 지사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전략이다.
독립사업부란 사실상 자회사로 인사ㆍ예산 권한이 주어지는 대신 경영성과에 따라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 독립사업부는 한전 사장과 직접 경영계약을 체결한 뒤 각각 경영실적을 산출하고 자체적인 수요관리로 전력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쉽게 말해 자회사로 분리되는 것으로, 자율권이 많아지지만 그만큼 책임도 커지는 것이다. 더구나 한전은 지금까지 5만kW 이상 구매하던 민간 부문의 전력 구매한도를 3만kW로 낮춤으로써 민간기업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한전의 이 같은 실험은 5년 전 발전 부문을 분리해 성공을 거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전은 2001년 전국에 흩어져 있던 발전소를 지역별 6개의 발전회사로 독립시켰다. 본사에서 하던 회계와 인사ㆍ예산도 이들 발전회사로 이양했다. 전력공급 체계도 경쟁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력시장을 통해 전력도 구매했다. 그동안 발전소에서 만들어낸 전기를 그냥 받을 수밖에 없어 낭비가 심했던 한전은 필요한 양만, 그것도 싼 값에 공급하는 전력회사에서 구매함으로써 낭비와 비효율을 대폭 제거할 수 있었다. 발전회사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원가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경쟁 시스템에 힘입어 한전과 발전회사의 경영효율은 예전에 비할 수 없이 좋아졌다.
발전 부문에 이어 독립사업부제를 도입하고 민간기업과의 경쟁을 촉진한 한전의 이 같은 경영실험으로 전기 요금은 더욱 싸지고 전력의 품질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로서는 그만큼 양질의 전력 서비스를 공급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전사고도 크게 줄 것임이 분명하다. 독립사업부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전압이 불안정하거나 정전사고가 잦은 독립사업부는 소비자들이 기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전의 독립사업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립사업부간 과열경쟁을 막고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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