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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입력2006-12-10 19:24:55
수정
2006.12.10 19:24:55
"[발언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박은영
“직장 생활 3년! 까칠해진 것은 성격만이 아니다”라는 광고를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난 2003년 12월 초 첫 출근하면서 햇병아리 회사원이라는 명찰을 단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이후 다양한 회식과 빈번한 야근으로 정말 까칠해진 것은 성격만이 아닌 것 같다.
사실 나에게 취업이라는 의미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학창시절 등교하듯이 매일 회사로 출근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통장으로 들어오는 적지않은 급여도 회사생활의 큰 매력 중 하나였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의 끈끈한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학창시절부터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던 나는 회사에 들어와서도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직장 동료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TV에서 본 것처럼 너무나 이상적인 회사생활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입사한 회사 선배님들의 연령이 만만치 않았다. 대부분 40대 전후반의 그야말로 아저씨들이었다. 당시 나는 친구들에게 종종 회사생활에 대해 “이렇게 많은 아저씨들하고 같이 일하게 될 줄 몰랐다”고 얘기하곤 했다. 처음에는 삼촌 아니면 아버지 친구 같은 분들과 근무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하루 종일 긴장한 탓에 20대의 한창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결리고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이 지방에 있어 혼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나를 선배님들은 가족처럼 아끼고 챙겨주셨다.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같이 나누고 좋은 일이 있으면 나보다 더 기뻐해 주셨다. 혹여 세대 차이로 인해 오해가 생길까 봐 먼저 걱정하는 것도 바로 그 아저씨들이었다.
이제 나는 친구들에게 회사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내 피 같고 살 같은 가족”이라고 말한다. 나이 차이나 성별 여부를 떠나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지 진심이 통하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후배들에게 내가 받은 사랑을 더 크게 키워 전달하려고 한다. 물론 거기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도 덩달아 꽤나 커지게 되겠지만 말이다.
입력시간 : 2006/12/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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