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8일(이하 현지시간) 옵션시장에서 중국 물이 지난해 2월의 크림반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물을 제치고 가장 위험한 상품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증시의 러시아 동요 지수는 이날 5.3% 하락한 35.9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의 60.04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하락 폭은 9년 사이 가장 큰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동요 지수는 지난해 말 26.01이던 것이 42.26으로 크게 뛰었다.
런던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지수 역전에 대해 “6개월 전만 해도 전혀 예상하기 어려웠다”면서 “당시 러시아는 금융 위기가 한창이었고, 중국은 (증시가) 막 부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처럼 증시가 (단기간에) 급부상하면, 하락 역시 급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식 선물 지수도 중국발 충격이 가시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오는 9월 시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E-미니 계약은 8일 오전 뉴욕에서 0.8% 하락해, 1,056.25를 기록했다. 다우 선물 계약도 이날 0.8% 빠져 17,533에 거래가 이뤄졌다. 런던 소재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코의 미국 주식 책임자 로스 야로는 블룸버그에 “시장이 지금 매우 민감하다”면서 “투자자가 그리스보다 중국을 더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시 가치가 거의 매일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몇 배 이상 사라진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펀더멘털에 심각한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 소요가 15년 전의 미국 IT 거품 붕괴와 양상이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재니 캐피털 마켓의 IT 분석가 댄 원트로프스키는 마켓워치에 “나스닥이 2000년 3월의 정점에서 주저앉던 때와 최근의 중국 증시 양상이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 증시가 더 주저앉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지수 하락만으로 끝날 사안이 아닐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마켓워치도 8일 상하이 종합지수가 1,700대, 심지어는 1,500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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