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여수해양경찰청과 정유·해운·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충돌사고를 낸 우이산호는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으로 선박 운영사는 오션탱커스(OCEAN TANKERS)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오션탱커스는 세계적인 해운 그룹 노바탱커스(NOVA TANKERS) 소속 선박회사다.
이번 사고는 우이산호가 여수 광양항 원유2부두에 접안하는 과정에서 규정보다 빠른 속도로 돌진해 부두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이 충격으로 GS칼텍스 소유의 송유관 3개가 파손되면서 배관 내부에 있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가 인근 해안이 기름 범벅이 됐고, 선박 고정작업을 하던 이모(46)씨가 바다로 추락해 40여 분간 사투를 벌이다 구조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사고 초기에는 과속 접안으로 사고를 낸 선사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했다. 하지만 곧 GS칼텍스의 ‘원유 유출량 축소 의혹’과 ‘늑장 신고 의혹’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미숙한 사후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여론이 확산했고 비난의 화살은 GS칼텍스로 집중됐다. GS칼텍스는 사고 직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류유출 사고로 국민의 마음에 걱정과 우려를 끼쳐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방제와 어민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방제 비용과 의료비 등을 우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법적인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 전이라도 피해 규모가 확인되면 즉시 주민들에게 보상금을 우선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피해 현장에 사고 당일부터 직원 100∼150명을 투입해 방제 작업을 돕는 활동을 벌이며 현장 수습에도 발벗고 나섰다.
반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가해자인 오션탱커스는 사고 발생 20일이 지났지만 아직 공식적인 사과도 내놓고 있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방제 대책이나 피해 복구 지원 계획 등에 대한 언급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업계와 일부 피해 주민 사이에서는 오션탱커스가 GS칼텍스로 쏟아지는 비판 뒤로 몸을 숨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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