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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AI가 보내는 경고

모인필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심상치 않다. AI는 2001년 중국산 수입 오리육에서 처음으로 AI 바이러스가 분리된 후 이번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처음에는 닭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발생 주체가 오리·철새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AI 바이러스는 자신의 특성을 정확히 보여주는데 우리가 그에 대한 대비를 정확히 하지 못한 것이 확산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발생보다 中서 유입 가능성 커

이번 AI 발생 이후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가 열렸다. H5N8 고병원성 AI가 1월16일 첫 신고된 이래 분리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 등 과학적 자료를 가지고 처음으로 역학적 분석을 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상황을 분석하면서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이번에 발생된 AI 바이러스는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분리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와 크게 연관이 없다는 역학조사위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향후 많은 검사가 이뤄지면 정확하게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중국에서 온 바이러스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열처리 가금육만 국내에 수입되는 만큼 현재로서는 철새로부터의 유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향후 철새에 대한 AI 모니터링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로는 어떤 형태로 국내로 들어왔든 최초 신고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과거 네 차례 발생과 다르게 전북 고창, 부안 지역과 방역대를 넘어 최근 발생된 충남 부여 간에는 직접적인 역학관계가 없다. 즉 현재의 상황은 역학적 관련에 의해 확산되는 것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불특정 농장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농가단위의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이다. 또 이번 확산에서 왜 육용오리에서 주로 발생하는지 이유를 빨리 밝혀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점은 닭과는 달리 오리에서는 임상증상이 약하기 때문에 조기에 검색되지 않을 수도 있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은 공중보건상에도 위험 요소가 된다. 즉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AI 바이러스에 과다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생지역뿐 아니라 모든 오리농가에 대한 예찰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과거부터 학계에서 주장하는 오리사육농가의 출하 전 검사를 이번에는 반드시 제도화해야 한다.



양국간 방역채널 만들어 협력 강화를

과거 고병원성 AI 발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가축전염병은 중국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분리된 바이러스도 중국 유래로 추정되는 만큼 방역당국은 중국 정부와의 방역관련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논문과 공식적인 발표에 의존해 중국의 방역상황을 확인하고 있어 사실 정확한 정보교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과학자 간 AI 등 가축전염병에 대한 의견교환창구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2~3년마다 되풀이되는 고병원성 AI에 대한 기본 대책은 매번 동일한 개념인데 발생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역당국의 결정은 신속하다고 볼 수 없다. 이제 가축전염병은 가축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 될 가능성이 높고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재난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가축전염병을 상시적으로 총괄하고 전문가가 결정할 수 있는 전문기구 설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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